누구나인문학
2월 15일 영화 <러브레터>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 레터> (1995)
1) 아주 오래된 영화 <러브 레터>를 새삼 소개하려는 의도가 무엇인가?!
일제 징용공과 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상당히 악화한 상태. 재작년인 2019년 여름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소재 부품 장비, 이른바 소부장 제품의 한국 수출을 통제하여 급속히 양국 관계 악화일로 -> 일본의 총리가 스가 요시히데로 교체되었으나, 상황은 그대로.
하지만 민간교류와 문화-예술의 상호 이해와 관심은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하는 필수요소
2) <러브 레터>는 한국에서는 벌써 다섯 번째 개봉인데, 그 역사에 대해 알고 싶다?!
<러브 레터>는 본디 일본에서 1995년 개봉되었지만, 한국에서는 비공식적으로만 유통. (일본어로 야매 뒷거래 유통). 1997년 평화적인 정권교체로 국민의 정부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 대중문화를 단계적으로 개방하겠다는 의지 표명. 1999년 <러브 레터> 정식으로 개봉. 일본 영화 최초 공식 개봉작은 ‘베네치아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하나비> (1998.12.5. <국민교육헌장> 발표일 30주년, 관객 500명) <러브 레터>는 1999, 2013, 2015, 2019, 2020년 개봉
3) <러브 레터> 이후 일본 영화가 한국에서 동원한 관객 숫자가 궁금한데, 어떤가?!
<하나비>와 <러브 레터> 이후 실사 일본 영화는 한국 관객동원에 처절한 실패: 역동성과 반전 그리고 짜릿함을 원하는 한국 관객 <-> 정적, 느릿하고 유장한 서사구조 (일본 영화)
5위가 <러브 레터> (140만), 1위는 신카이 마코토 <너의 이름은> (371만, 동일본 대지진), 2-4위는 모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화영화 <벼랑 끝의 포뇨>,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미야자키 감독은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 신화적인 존재.
4) <러브 레터>에 등장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장편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영화에서 가지는 의미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북해도 오타루에 사는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의 여성 사서가 어느 날 고베에 사는 여인 와타나베 히로코에게 편지를 받는다. 히로코는 2년 전에 죽은 약혼자 후지이 이츠키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우연히 중학교 졸업앨범에서 이츠키의 주소를 알아낸 히로코가 편지를 보낸 것이다. 영화는 10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 같은 이름을 가진 중학생 남녀 후지이 이츠키를 보여준다. 그들의 풋풋한 감성과 10년 뒤의 히로코와 이츠키 이야기가 겹친다. 두 여인은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추억을 공유한다. 사랑을 잃어버린 히로코에게는 사랑하는 남자 이츠키의 비어있는 기억과 시간을 찾아주고, 이츠키에게는 망각의 그늘 속으로 들어갔던 첫사랑 이츠키의 아련한 추억과 시간을 되살린다. 이 장면에서 시간마저 파괴할 수 없는 인간의 기억과 추억의 의미와 아름다움이 환하게 빛을 발한다.
5) <러브 레터> 수입 이후 한국의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고들 하던데, 어떤가?!
2002년 1월부터 20부작으로 방영된 <겨울연가>가 일본으로 수출되어 한류의 원천으로 자리 잡는다. <겨울연가>는 2003년 일본 국영 텔레비전 NHK 위성방송에서 방영되기 시작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 특히 2004년에는 NHK 본사에서 재방영함으로써 <겨울연가>의 인기를 실감. 당시 아테네 하계 올림픽 기간이었는데 그 인기가 하늘을 찌름. 흥미로운 것은 한국인들은 <러브 레터> 촬영지였던 북해도 오타루를 찾았고, 일본 관객들은 <겨울연가>의 남이섬을 성지처럼 순례. 2004년 당시 일본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욘사마가 나보다 더 인기 있다”고 발언. 이런 형태로 한국과 일본의 민간교류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