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들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동대구역 광장에 놓인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존치하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데 이어 육영수 여사 저격 사망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의 논쟁도 가열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구미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두 번째 역사 자료관 건립과 재단 설립이 추진되고 있어 또 다른 논란이 생기고 있습니다.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입니다.
고향인 만큼, 기념 공간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생가 인근에 민족중흥관과 역사 자료관, 새마을 테마공원 등이 들어섰습니다.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약 20년 동안 천억 원 넘게 들여 조성한 겁니다.
지난 2021년 지어진 역사 자료관.
박 전 대통령이 작사한 노래 영상을 지나면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밀랍 인형이 설치돼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새마을운동 등 산업화 중심의 주요 업적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바로 뒤쪽, 이곳 2,800여㎡ 터에 195억 원을 들여 3층짜리 역사 자료관을 하나 더 만듭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장고가 90% 이상 차서 포화 상태라는 겁니다.
수장고에는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썼던 가구들을 비롯해 문서, 선물 등 7,800여 점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종이류와 금속이 섞여 보존 환경이 열악한 데다 전체 자료 가운데 6%만 전시되고 있어 2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게 구미시의 설명입니다.
◀김종우 구미시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장▶
"중요한 업적에 대해서 저희가 그 당시에 추진 배경이라든지 추진상의 어려움 같은 거, 아니면 거기에 따른 결과를 저희가 전시해서 자라나는 미래 세대들에게 교육 장소의 역할도 할 수 있게끔···"
김장호 구미시장도,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상징성을 강조해 온 만큼 절차는 순조롭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사전 협의를 거쳐 경상북도의 타당성 심의와 재정투자 심사도 모두 통과했습니다.
구미시의회 예산 심의를 통과하고, 경북도에서 사업비 93억 원을 받으면 오는 2030년 제2 역사 자료관이 문을 열게 됩니다.
하지만 구미 지역 시민단체는 제2 역사 자료관이 과연 필요한 건지, 예산 낭비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비판의 목소리를 냅니다.
◀박찬문 전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역위원장▶
"문화유산으로 남길 가치가 있을지는 진짜 잘 검토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일회성 행사는 비용이 한 번 나가지만 건물을 지으면 그 건물에 대한 관리비나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나가기 때문에···"
시민 의견도 엇갈립니다.
◀권철언 대구 남구▶
"많은 사람들한테 이렇게 알려지고 보이는 게 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런 물건들을 한번 보면서 다시 한번 그분을 기리게 되는 그런 마음도 생길 것 같고···"
◀강상혁 경북 구미▶
"어느 정도 기념하는 건 괜찮지만, 너무 지나치게 기념하는 건 보기 안 좋은 것 같아요. 이쪽(건립 예정지)으로도 나들이 나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굳이 여기까지 그렇게 큰돈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구미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박 전 대통령 기념 시설을 통합 운영할 재단도 설립할 계획입니다.
이 재단에는 설립금 3억 원 외에 해마다 운영비 등으로 시비 30억 원을 지원할 방침이어서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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