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AI 시대,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는 급증하는데 정작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에는 무엇이 남을까요.
경북 북부에 잇따라 들어선 풍력발전이 지역에 남긴 것과 생산지와 소비지가 분리된 전력 구조를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삼성전자의 경기 평택 반도체 캠퍼스.
해가 저물어도 공장 증설을 위한 크레인은 쉼 없이 움직이고, 공장을 밝힌 불빛은 도시의 밤을 환하게 비춥니다.
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의 성과는 직원들의 특별 성과급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2026년 5월)▶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지만 첨단산업의 성장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평택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전력 소비량이 가장 많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수도권의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전기를 먼 곳에서 끌어오는 대규모 송전망이 필요합니다.
최근 완공된 충남 북당진과 경기 평택 고덕을 잇는 초고압 직류송전망에 이어, 경북 북부의 봉화와 영주 등을 지나 동해안에서 경기 가평으로 향하는 대규모 송전망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만든 전기를 수도권의 대규모 수요처로 보내기 위한 수조 원대의 건설 사업입니다.
전기를 많이 쓰는 곳과 전기를 만드는 곳이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 겁니다.
그리고 경북 북부에는 지역 주민이 쓰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곳이 있습니다.
풍력발전기가 산 능선을 뒤덮은 영양군.
가로등 아래로는 지나는 차 한 대 보기 어렵고, 대형 풍력기가 돌아가는 소리만 밤낮없이 마을을 채웁니다.
산 능선을 따라 풍력발전기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지역의 수요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전기 생산지와 소비지 사이의 불균형,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영양에서 가동 중이거나 가동 예정인 풍력발전기는 111기.
한 해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는 75만여 MWh에 이릅니다.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은 656%로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지역에서 한 해 쓰는 전력의 6배가 넘는 재생에너지를 생산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전국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경기 평택의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은 0.9%에 불과합니다.
◀고재섭 영양군 신암면▶
"삼성에서 그렇게 큰 이익을 얻었지만 거기에 필요한 전기를 위해서는 많은 산이 깎이고 그 주민들은 경제적으로 고통을 받는데···"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전기를 생산한 지역은 풍요로워졌을까.
영양에서 풍력발전이 본격화한 건 2009년.
이후에도 영양의 인구는 2만 명 선을 다시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같은 기간 평택의 인구는 20만 명 넘게 늘었습니다.
물론 인구 변화만으로 풍력발전의 영향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력 생산의 확대가 지역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돌아봐야 할 대목입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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