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5년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천연 고찰 의성 고운사 사찰림은 국내 최초로 대규모 자연 복원이 추진 중인데요,
지난 1년여,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빠르게 복원 중이고, 특히 멸종위기종인 수달, 삵, 담비에,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팔색조도 찾아들었습니다.
이정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겨울잠에서 깬 너구리 부부가 하천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이른 아침, 줄무늬가 선명한 삵이 먹이 사냥에 나섰습니다.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입니다.
한 달여 뒤. 얕은 하천을 따라 이번에는 멸종위기 1급 수달이 나타났습니다.
담비는 매달 두어 차례씩 포착됐습니다.
모두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저지대에서 확인된 겁니다.
◀한상훈 한반도 야생동물연구소 소장▶
"저지대에 정착해서 살고 있는 삵이 한 6마리 정도··· 거의 3부 이상 능선까지 보면 나무가 죽은 채로 그대로 남아 있고, 아직 거기까지는."
새들도 다시 찾아들었습니다.
◀'팔색조' 울음소리▶
"호잇-호잇-"
세계적으로도 개체 수가 매우 적은 대표적 국제적 멸종위기종 팔색조 소립니다.
화려한 외모와 달리 깊은 숲에 은둔해 사는데, 고운사 사찰림의 계곡이 일종의 피난처가 된 겁니다.
◀ 기경석 상지대학교 조경산림학과 교수▶
"이 잔존림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습니다. 그 지역의 생물 종 수가 봄철에 매우 높게 나온 것이죠. 50종 이상이 나왔는데 일반적인 산림에서도 보기 어려운 종 수거든요."
400여 종의 곤충도 확인됐는데, 야생 동물의 분변을 먹이로 하는 멸종위기종 애기뿔소똥구리도 발견됐습니다.
◀최진우 전문위원 서울환경연합 ▶
"우리나라 숲 관리, 숲 복원에 있어서도 충분히 자연의 힘에 근거해서 회복할 수 있는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고."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지 1년 반.
아직도 화마의 흔적이 선명하지만, 자연 복원이 추진 중인 고운사 사찰림은 놀랄 만큼 빠르게 생명력이 회복되고 있습니다.
◀등운 의성 고운사 주지 ▶
"사람들이 개입해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자연은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으니까. 자연한테 맡겨서 20년, 30년이 아니라 100년, 1,000년을 지켜봐야죠."
사찰림의 97%, 240ha가 불탄 이곳에서 국내 최초로 민간 차원의 자연 복원을 실험 중인데, 환경단체는 최소 10년 이상 자연의 변화를 기록해 나갈 계획입니다.
MBC 뉴스 이정희입니다. (영상취재 배경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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