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활문화 안동포항 대구MBC NEWS 대구MBC NEWSDESK 대구MBC NEWSTODAY

"격식보다 정성"···500년 가르침 따라 달라지는 성묘

이도은 기자 입력 2026-09-23 20:30:00 조회수 24

◀앵 커▶
추석을 앞두고 조상 묘소를 찾아 벌초 다녀오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후손들이 고향을 떠나면서 여러 대에 걸친 묘소를 관리하는 일이 갈수록 쉽지 않은데요.

이런 고민은 500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퇴계 이황은 어떤 답을 남겼을까요.

이도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퇴계 이황의 증조부인 이정의 종택인 진성 이 씨 주촌종가.

이곳의 25대 종손은 10년 전,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고조부까지의 묘소만 직접 관리하는 대신, 종택 뒤편에 별도의 추모 제단을 마련해 50여 위의 조상을 모시기로 한 겁니다.

추석을 쇤 뒤 2026년 10월 묘제도 흩어진 묘소를 일일이 찾는 대신 이곳에서 함께 지낼 예정입니다.

◀이세준 진성 이 씨 주촌 종가 종손▶
"(과거에는) 한 달 이상 걸렸어요. 3개 면에 묘지가 있어서··· 그때는 한 달, 보름을 묘사 지내러 다녔습니다. 이 제례 문화를 후손한테 물려주기 위해선 이 길뿐입니다."

주촌종가는 후손들이 묘소를 찾아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조상을 기리는 일 자체를 멀리하지 않도록,

앞으로 위패를 모실 공간까지 미리 마련해 뒀습니다.

형식보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500년 전 퇴계의 가르침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퇴계의 언행을 제자들이 기록한 '퇴계선생언행록'.

제자 김부륜이 여러 묘소를 찾아다니다 보면 몸이 지쳐 오히려 공경하는 마음이 해이해질까 걱정된다고 하자,

퇴계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
"'정성이 깃든 곳에 신이 내린다'고 했기 때문에 격식도 중요하지만 예를 지키는 데는 마음가짐, 마음을 다하는 정성이 중요하다' 라고 이렇게 키워드를 내려주죠."

여러 묘소를 일일이 찾는 부담은 500년 전에도 있었던 셈입니다.

현재 전국에 묘지로 분류된 토지는 283제곱킬로미터,

경북에서 면적이 작은 고령의 전체 면적 74%에 달할 넓이이지만 이를 관리할 후손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후손들의 도시 이주 그리고 산불 위험까지 커지는 상황에서 조상을 기리는 성묘 문화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 # 추석
  • # 성묘
  • # 퇴계이황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