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름철 낙동강을 뒤덮는 녹조 띠에는 치명적인 독성을 지닌 남세균이 가득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환경부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를 무시하고, 남세균 개체 수가 적게 나오는 조사 방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녹조 독성을 축소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심병철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낙동강이 짙은 녹색 띠로 온통 뒤덮여 있습니다.
유해 독소를 뿜어내는 남세균 '마이크로시스티스'가 광합성을 위해 수면 위로 떠 오른 겁니다.
이들은 세포 내에 있는 '가스포'를 이용해 부력을 조절합니다.
이 때문에 남세균이 배출하는 맹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물 표면에 밀집해 있습니다.
사람이나 야생동물이 접촉하는 곳도 물 깊은 곳이 아니라 바로 이 표층수입니다.
또한 이 표층수는 공기 중에 에어로졸 형태로 떠다니는 마이크로시스틴의 출발 지점이기도 합니다.
◀노진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녹조 독소가 호흡기를 통해서 유입되어서 기관지를 넘어서 폐와 혈관 등 인체 내부로 들어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한 바가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정부의 녹조 사회재난 해소를 위한 국민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물속의 유해 남세균 수를 측정할 때 표층과 중층, 하층의 물을 섞는 '혼합 채수' 방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표층에 집중된 고농도 맹독성 세포가 중·하층의 물과 섞이면서 실제 독성 수치가 대폭 희석되는 통계적 착시 현상이 일어납니다.
BOD와 같은 수계 전체의 평균 오염도를 파악할 때는 섞어서 검사하는 것이 맞지만 독성 위해성 평가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시민들이 물과 접촉할 때 노출되는 최대 독성치, 즉 표층의 진짜 위험도가 혼합 채수로 인해 가려지기 때문입니다.
◀이승준 경북대학교 응용생명과학과 교수▶
"녹조 조사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녹조가 뜨는 특성을 고려해서 보통은 상층·표층 채수를 일반적으로 더 선호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녹조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수면 아래 15에서 30cm 이내의 '표층수 직접 채수'와 녹조 밀집 구역의 집중 모니터링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녹조가 밀집된 표층수만 채수할 경우 전체 수질 오염도가 과대평가될 수 있어 수계 전반의 평균적인 생태 건강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혼합 채수 방식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조사 방식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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