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대구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가 구급차를 타고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숨진 사건과 관련해 당시 응급진료를 거부한 병원에 내려진 행정 처분이 정당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대구 지역 A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보조금 중단 처분 및 시정명령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지난 3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습니다.
2023년 3월 대구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는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를 타고 전전하다 숨지자 보건복지부는 그해 5월 A병원을 비롯한 4곳에 행정 처분을 했습니다.
복지부는 A병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를 거부한 것으로 보고 보조금 6개월 지급 중단과 위반 사항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A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은 당시 다른 중증 외상 환자 수술에 의료진이 동원돼 적절한 응급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수용 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응급수술에 당시 병원에 재직 중인 외상외과 전문의 전원이 투입됐고 당시 응급실에 근무하던 전문의 2명과 전공의 2명만으로는 응급실 내 진료 여력이 넉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보조금 중단 및 시정명령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A병원이 환자 수용을 거절한 것은 응급의료 거부 또는 기피에 해당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병원 주장도 인정할 수 없다며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했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응급수술이 진행됐던 것은 맞다면서도 수술에 참여하지 않았던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전문의 등이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구급대원으로부터 전화로 들은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특정 진료 과목 진료가 어려워 선별적으로 수용을 거절한 것에 정당한 사유를 인정할 경우 응급의료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응급환자의 생명과 건강 보호라는 공익보다 현저하게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A병원 측은 이에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고 보고 본격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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