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발전시설을 주택에서 얼마나 떨어뜨려야 하는지 이른바 '이격거리' 기준을 손질했습니다.
지역별로 달랐던 규제를 정비한다는 취지지만, 주택이 5채 미만인 농산촌 마을은 대상에서 빠져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국농민회총연맹▶
"발전설비 높이의 2배에 불과한 최저 기준을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8월 11일, 국회 앞에 경북과 호남 등 전국 각지에서 온 농민 300여 명이 모였습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법 개정을 앞두고 발전설비와 주택 간 이격거리를 최소 2km로 보장하라고 촉구하기 위해섭니다.
◀윤일권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정부는 한술 더 떠서 풍력, 태양광 이격거리를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조례로 만들어 놓은 것조차도 무시하면서 국민 주권 정부임을 간판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민의 반발에도 정부의 시행령 개정안은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택으로부터 태양광은 200m, 풍력은 1,500m의 이격거리를 둬야 합니다.
문제는 주택 수가 적은 농산촌입니다.
골짜기를 따라 집들이 듬성듬성 들어선 농산촌 마을이 적지 않은데,
사업지 일정 반경 안에 주택이 5호 미만이면 이격거리 제한 없이 발전설비가 들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북 북부에서는 봉화 남회룡 풍력을 포함해 영양과 울진 등 곳곳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김현희 봉화군 분천면 ▶
"농막으로만 생활하시지, 실제 주택이 아닌 분도 있단 말이에요. 그럼 그 분은 빠지는 거에요. 그럼 이격거리가 완전히 무시되고 저희 동네는 업자가, 민간기업이 원하는 대로 풍력기를 다 세울 수 있다는 결론이···"
현재 봉화군은 조례를 통해 5호 미만 주거지역이더라도 풍력발전기와 최소 150m의 이격거리를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위법 개정으로 이 같은 주민 보호 기준이 오히려 후퇴하게 된 겁니다.
입법예고 과정에서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정부는 풍력발전기를 주택에서 최소한 발전기 높이의 2배만큼은 떨어뜨리겠다고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택이 5호 미만인 곳에는 이 최소 거리조차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습니다.
최종 시행령에서 이런 세부 규정이 확인되면서 농촌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용호준 전국200만농촌살리기 전국풍력주민연대 공동대표▶
"8월 11일 공문까지도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가, 이후 예고된 시행령에 갑자기 5호 미만은 최저 기준을 배제하고 아예 발전 설비를 옆에 갖다 세울 수 있다고 얘기하면 이게 무슨 안전성을 반영한 거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주민 안전을 함께 고려하겠다며 마련한 정부의 새로운 이격거리 기준.
하지만 인구가 적고 흩어져 사는 농산촌에서는 오히려 주민들을 보호 사각지대로 내몰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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