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브리핑 시작합니다.
대구시가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새로 만드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시정 슬로건과 도시브랜드, 차이를 짚어보면요.
시정슬로건은 시장 등 단체장 임기 동안의 시정 운영 방향과 핵심 가치를 압축한 구호이고 도시 브랜드는 도시의 정체성과 미래상을 알리는 상징으로, 단체장이 바뀌어도 쉽게 변경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쓰이는 편입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시정 슬로건은 '변화와 성장 더 나은 내일'로 정한 한편, 지역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담을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개발한다는 방침인데요.
이를 위해 디자인, 홍보, 학계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한 '도시브랜드 위원회'를 꾸렸습니다.
대구는 도시브랜드로 '컬러풀 대구'를 2004년 조례 제정 이후 오랫동안 써왔지만, 홍준표 전 시장이 2022년 취임 직후 없애고 시정 슬로건인 '파워풀 대구'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홍 전 시장이 주도한 '파워풀 대구'는 사실상 도시브랜드 슬로건처럼 청사와 공공시설물, 각종 홍보물 등에 쓰이며 수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별도의 공론화 과정 없이 독단적 행정을 펼쳤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컬러풀 대구'도 과거 권영진 전 시장 시절 로고에 있는 동그라미 5개 중 검정·분홍 2개를 빨강·보라로 바꾸는데 예산 3억 5,200만 원을 들이며 혈세와 인력 낭비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단체장이 바뀌면서 도시브랜드를 바꾼 것은 대구만은 아닙니다.
서울은 '하이 서울'에서 '아이 서울 유'를 거쳐 다시 '서울, 마이 소울'로 바꿨고, 부산시는 '다이나믹 부산'을 써오다가 '부산 이즈 굿'으로 교체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도시 브랜드는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요?
미국 뉴욕의 'I Love NY(아이 러브 뉴욕)'이나 포르투갈 포르투의 'Porto. (포르투닷)'처럼 성공한 도시 브랜드들은 수십 년간 고유한 정체성을 누적하며 도시의 가치를 키워왔습니다.
하지만 국내 지자체들은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도시 브랜드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면서, 정체성을 쌓기는커녕 행정 혼선과 예산 낭비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쉽게 사라지는 도시브랜드들의 문제는 단순히 '오래돼서'가 아니라, 시민들의 '오랜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결국 이번 대구시의 도시브랜드 재정비가 성공하려면 시민들의 공감대를 토대로 대구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충분한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재완 영남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컬러풀 대구'를 다시 사용할 경우에는 도의 새로운 변화 의지나 방향성이 조금 약해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반면에 '파워풀 대구'는 장점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도시 브랜드 측면에서는, 왜냐하면 '파워풀 대구'라는 슬로건을 보는 순간 특정 인물이 떠오르기 때문이죠. 그것은 브랜드 차원에서는
정말 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라는 도시가 기억에 남아야 하는데, 끊임없이 이전의 브랜드를 훼손했던 정치인으로만 기억에 남는 구호이기 때문에, 슬로건이기 때문에 디자인적으로도 상당히 좀 실패한 전략이라고 생각을 해볼 수가 있겠습니다."
◀이창원 인디053 대표▶
"도시의 어떤 상징물을 만든다는 것은 지난한 작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과 전문가 그리고 행정이 함께하는 도시 브랜드와 관련되어 있는 거버넌스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가장 중요하고요. 거버넌스를 통해서 이제까지 조금 실수를 했거나 부족한 부분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가는 전체적인 과정을 설계하는 데 도시브랜드위원회가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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