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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이 타들어간다···저수지·하천 물도 바닥

권윤수 기자 입력 2026-08-12 20:30:00 조회수 50

◀앵커▶
비가 내리기를 이토록 기원해 본 적이 있었을까요?

경북 농촌 들녘에 가뭄이 지속되면서 논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지고 있습니다.

벼 이삭이 한창 영글어갈 시기인데 인근 저수지나 하천물도 말라버려 농민들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권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벼가 자라고 있는 경북 경산시 자인면의 한 논.

물이 가득 차 있어야 할 논에 물기는 찾을 수 없고 바닥이 갈라져 있습니다.

가장자리에 심은 벼는 누렇게 말라비틀어져 있습니다.

멀쩡해 보이는 초록색 벼들도 잎 끝부분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물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삭이 한창 영글어가는 시기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한 해 농사를 망칠까 봐 농민 속이 타들어 갑니다.

◀백종상 경산시 자인면▶
"이삭이 생기는 그런 제일 중요한 시기에 가물어서, 물이 없어서 지금 이렇게 다 타들어 가는 중입니다. (나이가) 70이 다 됐는데 지금 이런 해는 처음이라."

이 지역 농업용수로 쓰는 인근 저수지로 가 봤습니다.

저수지 물은 다 말라버리고 연들만 무성하게 남아 있습니다.

저수지에 연들이 제 키보다 더 크게 자라나 있는데요.

예년에는 수면에 연잎이 닿을 정도로 물이 가득 차 있었지만, 지금은 물이 말라 흙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농민들은 저수지의 연을 걷어 내고 바닥에 쌓인 흙을 걷어 내는 준설을 해서 평소 물 저장량을 늘려야 가뭄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경산시가 관리하는 농업용 저수지 268곳 가운데 2026년 준설을 마친 곳은 고작 2곳에 불과합니다.

경산시 관계자는 "상당수 저수지가 축조된 지 100년 가까이 되면서 보수 공사가 시급해 준설보다는 보수에 예산을 먼저 투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상북도 전체로 넓히면 시군이 관리하는 저수지는 4,291곳이나 됩니다.

경상북도도 따로 저수지 준설에 예산을 쓰고 있긴 한데, 2026년 국비나 도비로 준설하는 저수지는 칠곡 2곳, 청도 1곳, 의성 1곳 등 4곳뿐입니다.

역시 저수지 준설보다는 용·배수로 정비 같은 다른 곳에 예산을 먼저 쓰고 있는 겁니다.

◀경상북도 관계자▶
"시설 관정이나 용·배수로나 이런 수리하는··· 정비, 시설물 정비하는 데 이런 데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그런 걸 많이 (예산 지원) 신청하죠."

경북과 마찬가지로 가뭄이 심각한 경남은 도지사가 나서서 저수지 준설을 강조합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최근 가뭄 예방에 저수지 준설이 필수적이라며 정부에 국비 지원을 건의했습니다.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선 저수지 준설처럼 주민 요구와 지역 사정에 맞는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 방안이 절실합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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