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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폭염···사람이 '그늘'이 되다

이도은 기자 입력 2026-08-05 20:30:00 조회수 38

◀앵커▶
최근 한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에 가장 먼저 걱정되는 사람들은 홀로 사는 어르신들입니다.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지만, 하루 종일 집 안에 머무는 일도 쉽지 않은데요.

누군가의 안부가 이들에게는 더위를 견디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도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무원들이 경로당을 찾아 폭염 행동 요령이 담긴 부채를 건넵니다.

◀장기억 청송군민▶
"에어컨 바람에 부채질하니까 시원하네."

하지만 무더위 쉼터가 멀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집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야 합니다.

너무 더워, 외출은 집 앞 작은 텃밭을 둘러보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윤순득 청송군민▶
"(마을에) 아침에 다 출근하면 밤이 돼야 들어오니 보통 여기 혼자 잘 있는 편이에요. 진짜 시골 같은 기분, 외딴집에 사는 기분이에요."

무료한 일상 속에서 누군가의 방문은 반가운 일입니다.

생활지원사가 건넨 100여 장의 색칠 공부 노트를 윤 할머니는 3주 만에 모두 채웠습니다.

◀조정숙 청송군 생활지원사▶
"곱게 칠하고 옷도 곱게 입으시면 마음도 밝아지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집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또 다른 어르신을 찾아가 봤습니다.

젊은 시절 사진을 한 장 한 장 꺼내 보이며, 지난 시간을 들려주는 할머니.

사진 속 이야기를 이어갈수록 목소리에도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김옥분 안동 시민▶
"이북, 북한 가서 찍었고 이건 베트남 가서 찍었고···"
<연세가 어떻게 되셨을 때예요?>
"70쯤··· 지금 86살이니까···"

며칠 전 딸들이 다녀갔지만, 반가운 시간을 뒤로한 채 다시 긴 여름을 혼자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활력을 더해주던 노인 일자리도 폭염으로 중단된 지금은, 다시 일을 나갈 날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김옥분 안동 시민▶
"일자리 있어서 참 좋아. '하루건너 또 가면 내일 일하러 가야 된다.' 하고 시간도 잘 가고 재밌어."

어르신들이 기록적인 무더위를 견디는 데는, 곁을 살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정숙 청송군 생활지원사▶
"방문을 하면 선풍기도 안 틀어 놓고 에어컨 같은 건 아예 안 틀어 놓으시면서 '괜찮다' 그러면서 계시는데 그럴 때 걱정이 많이 되죠."

◀권혜민 안동시 통합돌봄팀▶
"어르신들이 사람(생활지원사)이 오는 걸 꺼리시는 분도 많고 정기적으로 전화 오는 걸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시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이런 계절에 정말 저는 어르신들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록적인 폭염 속, 어르신들의 여름을 버티게 하는 것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만은 아닙니다.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 집 앞을 찾아오는 발걸음이 무더운 하루를 견디게 하는 또 하나의 그늘이 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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