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방 도시의 응급실의 불이 또 하나 꺼졌습니다.
경북 칠곡에서 유일하게 응급실을 운영해 오던 왜관병원이 재정 한계와 구인난을 견디지 못하고 응급실 문을 닫은 건데요.
주민들은 당장 응급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냐며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조재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7월 마지막 날 자정에 가까운 시각, 칠곡 왜관병원입니다.
응급실 병상의 환자 2명을 의료진이 살핍니다.
2016년 2월에 문을 연 경북 칠곡군 유일한 응급실인데, 자정을 끝으로 8월 1일부터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응급의료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정부 지원에 한계가 있는 데다 의정 갈등 여파로 웬만한 조건으로는 의사 구하기가 극도로 어려워진 탓입니다.
◀김지완 왜관병원장▶
"(지자체 지원) 예산이 결국 구인난과 부딪히면서 현실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적자 폭이 너무 커지는 바람에 (응급실을) 폐쇄하게 됐습니다."
주민들은 응급 상황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까 당혹감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응급환자 보호자/ 칠곡군 약목면▶
"(차로 가면) 대구 같으면 30분 될 거고, 구미 같으면 25분 될 거고, 여기는 10분 만에 올 수 있는 거리인데, 지역 주민들은 난감하겠다. 진짜."
실제 얼마 전에는 벌에 쏘여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심정지가 온 환자를 빠른 응급처치로 살려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초고령화된 지역 현실을 고려하면 응급실 부재로 인해 야간 응급 상황 대처는 더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인영 / 칠곡군 석적면▶
"주변 마을 어른들이 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세요. 그분들이 자식들이 안 오면 대구까지 진료받으러 나가기 힘들거든요. (구급차) 부르니까 칠곡군 안 넘어가더라고요."
왜관병원 야간 응급실 하루 평균 환자는 지난해 15명에서 올해 11명으로 줄었습니다.
병원 측은 응급실을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지역 의료 핵심 기능 하나를 잃게 된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냅니다.
◀김지완 왜관병원장▶
"병원이 문을 닫나? 닫는다는 그런 먹먹함이 들 정도로 대단히 상실감이 크고 어쨌든 끝까지 지켜보려고 했는데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나아가서는 지역민들에게 죄송함. 이런 마음이 큽니다."
칠곡군은 인근 지역 병원 이송 체계를 강화하고, 보건지소 야간 운영 등으로 불편을 줄이겠다는 방침입니다.
하나둘 불이 꺼져가는 지역의 응급실, 지역민들의 의료 안전망마저 함께 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재한입니다.(영상취재 마승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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