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쟁터에서 목숨 바쳐 싸운 유공자들이 평등하게 대우받고 있을까요?
당연히 같아야 할 거 같은데, 사는 지역마다 수당에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기준 때문이라는데요.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베트남에서 지난 1969년부터 1년 넘게 무전병으로 참전했던 박순대 씨.
◀박순대 월남전 참전 유공자▶
"전투부대에서도 최고 위험한 병과라고, 그래서 제가 남자가, 국가를 위해서 전투하다 죽는 것도 떳떳하다. 운이 다 되면 죽고, 살아 돌아오면 다행이고···"
살아 돌아오긴 했지만, 전쟁 후유증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청도군민인 박 씨가 경상북도와 청도군으로부터 받는 참전 명예 수당은 250,000원 수준입니다.
김희철 씨도 전쟁의 상흔을 안고 살아갑니다.
1965년부터 2년 동안 베트남에 파병됐고, 국경선 인근에서 정찰 임무를 맡았습니다.
어느덧 86살, 매달 대구시와 동구에서 보내주는 참전 명예 수당 200,000원과 국민연금으로 한 달 생계를 꾸립니다.
◀김희철 월남전 참전 유공자▶
"우리가 어디 뭐 전투 수당을 받았나. 우리 월급 떼서 (경부)고속도로 아십니까? 그걸 전부 다 했거든요. 그래도 돈 우리 10원 하나 안 받았어요."
문제는 같은 참전용사라도, 지역에 따라 받는 대우가 다르다는 겁니다.
지자체마다 다른 수당 지급 기준 때문입니다.
◀김기환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대구지부장▶
"시에다가 얘기하면 돈이 없다는 거예요. 예산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 막연한 대답 아닙니까. 살날이 얼마 안 남았어요, 길어봐야 10년··· 10년 뒤면 다 돌아가십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참전 명예 수당은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주는 구조입니다.
2026년 1월 기준으로, 정부가 참전 유공자들에게 일률적으로 주는 참전 명예 수당은 매달 490,000원입니다.
여기에 광역과 기초단체가 조례를 만들어 수당을 추가로 지급합니다.
전국 평균은 263,800원,
정부 수당까지 합치면 평균 750,000원 정도 됩니다.
문제는, 앞서 살펴본 두 분의 참전 유공자 사례처럼 이 수당이 어디 사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건데요.
자료를 입수해서 살펴봤더니요.
광역단체가 주는 수당은 제주가 280,000원으로 가장 많고 전북이 40,000원으로 가장 적습니다.
대구와 경북은 각각 140,000원과 100,000원입니다.
여기에 기초단체인 시군구가 얼마씩 얹어주느냐에 따라 또 달라집니다.
강원 화천이 660,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참전 수당을 주고요.
반대로 전북 남원은 120,000원으로 가장 적어서, 540,000원 차이가 납니다.
대구와 경북,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같은 대구 안에서도 2배 가까이 차이가 났습니다.
대부분 지역이 200,000원인 반면, 달성군은 395,000원입니다.
2023년 대구로 편입된 군위군은 350,000원을 받고요.
경북은 울진군과 울릉군이 400,000원으로 가장 많고, 예천군이 200,000원으로 가장 적습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요?
수당을 지자체 재량에 맡겨놨기 때문입니다.
지자체의 재정 여력이나 지자체장과 지방 의회의 관심에 따라 수당이 좌우된다는 말입니다.
정부도 이런 차이를 줄이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인상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전북과 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이 기준을 넘기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 간 격차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말 그대로 권고일 뿐이라 강제성이 없다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겁니다.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데는 여야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관련법 발의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지자체 격차를 없애달라거나 수당을 지자체가 아닌 정부가 모두 지급하라는 법안도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입니다.
지자체마다 참전 수당 격차를 줄이는 건 이번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기도 합니다.
국내에 남은 참전유공자는 97,602명.
평균 나이, 86살입니다.
이들에게 평등한 대우를 해 줄 시간이 그리 남지 않아 보이는 가운데 정치권과 정부, 지자체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지가 관건입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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