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름마다 되풀이하는 낙동강 녹조가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보의 수문을 열어 녹조를 해결하려고 해도 큰 걸림돌이 있어서 여의치가 않습니다.
수문을 열어 수위가 낮아지면 농업용수 공급이 끊기는 잘못된 취수·양수 시설 때문인데요.
이를 바로잡는 데 최대 1조 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심병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구 시민들의 주요 취수원인 낙동강 강정고령보 구간에 지난 6월 15일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된 이후 1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유해 남세균이 배출하는 독소 때문에 주민들의 건강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이승준 경북대학교 응용생명과학부 교수▶
"마이크로시스틴은 만성독성이니까 오늘 아픈 게 아니고요. 이게 몇 년 쭉 쌓여서 아픈 거고 결국에 원인을 찾기가 되게 어려워요. 석면처럼 시간이 지나야 해요. 담배처럼."
환경단체들은 낙동강의 녹조를 해결하려면 당장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보의 수문을 열어 수위를 낮추면, 강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4대강 사업 당시, 취수와 양수 시설을 만들면서 취수구를 기존 높이보다 훨씬 높게 설치한 탓입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보에 물을 채운 ‘관리 수위’ 상태에서만 물을 취수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하천 설계 기준에 따르면, 취수구는 가뭄이나 비상 상황에도 물을 퍼 올릴 수 있도록 강바닥에 가깝게 설치해야 하지만 무시한 것입니다.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
"4대강 사업하면서 이제 전부 철거해서 재설치할 때 이게 설계대로 안 하고 이제 띄워서 취·양수 시설을 만들어 놓은 거죠."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한 이재명 정부는 2028년까지 이런 기형적인 취수와 양수 시설들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갈 길이 멉니다.
개선이 필요한 4대강 내 취수와 양수 시설은 모두 171곳.
이 중 낙동강에만 75%인 128곳이 집중돼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사가 끝난 곳은 단 15곳, 완료율은 8.7%에 불과합니다.
부족한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입니다.
171곳의 취수와 양수 시설을 모두 고치려면 9,0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2026년에 배정된 예산은 886억 원에 불과합니다.
농사를 짓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물을 계속 대야 해, 공사할 시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은 인근 양수장들을 하나로 묶는 통합 양수장을 지어 공사비를 줄이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시간을 당겨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관계 부처 협력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줄일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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