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년 전 대구의 한 고등학교 태권도부에서 감독 교사가 학생들에게 선정적인 영상을 보여줘 아동 학대죄로 대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피해자와 그 부모들이 가해 교사와 교장, 학교 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최근 법원이 손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보도에 권윤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22년 4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 태권도부에서 감독 교사가 학생들을 불러 모아 노출 의상을 입은 댄서들이 춤추는 선정적인 동영상을 보여줬습니다.
교사는 학생들을 앞으로 불러 춤을 따라 추라고 지시했고, 학생들은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피해자 (2024년 12월)▶
"갑자기 사람 많은 데서 (춤을 추라고) 시키시니까 수치스럽기도 하고, 좀 부끄럽기도 하고 그랬어요."
가해 교사는 아동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에 상고까지 제기했습니다.
2025년 12월 대법원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아동 학대 치료 프로그램 수강, 아동 관련기관 2년간 취업제한이라는 선고를 확정했습니다.
피해자 중 일부는 오랫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전국 대회를 휩쓸 만큼 유망주였음에도 불구하고 태권도 진학을 포기했습니다.
◀피해자 부모▶
"(당시 빨리) 조치를 취했으면 이렇게 오지도 않았고, 아이도 충격도 그렇게 작았고, 빨리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이 됐을 건데. 학교에서는 그걸 숨기는 것만 급급해서···"
이 때문에 피해자 4명과 그의 부모 7명은 형사 재판과 별개로 가해 교사와 학교장, 학교 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손해배상을 인정하면서 원고들이 청구한 금액의 약 절반씩을 가해 교사, 학교장, 학교 법인이 공동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가해 교사는 사건으로 피해자와 부모들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줬고, 학교장과 학교 법인은 교사의 사무를 감독하는 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피해가 가장 큰 1명에게 1,500여만 원을, 피해자 3명에게 각각 500만 원, 부모 7명에게 각각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피해자 부모▶
"돈을 떠나서 저희 자녀가 꿈을 포기했지만, 그래도 지금 열심히 살려고 이제 노력한 모습이···"
학교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해 법정에서 다퉈볼 여지가 많았지만, 가해 교사가 모든 책임을 지기로 해 재판을 이어가는 것을 중단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피해자 부모▶
"사과가 먼저 돼야 하지 않나, 저희는 이제 그런 입장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할 때는··· 돈으로 그냥 끝내고 말겠다. 이런 입장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순서가 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사건 발생 4년여 만에 형사, 민사 재판이 모두 마무리됐지만, 피해자들은 꿈을 포기한 채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피해자와 부모들은 사건 당시 교사와 학교 측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있었다면 사태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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