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5년 경북 산불로 발생한 피해목을 팔아 산주들에게 환원금을 지급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주들은 자신의 나무가 얼마나 반출됐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다고 호소합니다.
그 이유를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25년 산불로 삶의 터전 잃은 산주들.
남은 재산이라고는 불에 탄 나무뿐이었습니다.
안동시는 피해목을 벌채해 연료로 판매한 뒤, 그 수익을 산주들에게 돌려주겠다며 벌채 동의를 받았습니다.
산주들에게는 마지막 희망이나 다름없는 약속이었습니다.
◀권원식 안동시 산불 피해 산주▶
"베간다고 그러길래 나는 좀 말이지, 돈 좀 받아서 기대를 했는데···"
하지만 기대는 이내 불신으로 바뀌었습니다.
내 나무가 얼마나 반출됐는지, 또 받은 돈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권원식 씨의 피해 산림 3헥타르를 벌채한 뒤 안동시가 지급한 환원금은 약 650만 원.
나무 무게 1톤당 15,000원씩 지급했다는 안동시 설명대로라면, 권 씨의 산에서는 433톤가량의 원목이 반출된 셈입니다.
하지만 확인할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원목 무게를 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안동의 한 피해목 파쇄장을 찾았습니다.
벌채한 원목을 실은 트럭 무게 측정 장치, 계근대를 정차 없이 통과합니다.
파쇄 작업이 끝난 우드칩은 계근대에 멈춰 꼼꼼히 무게를 잽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지구별로 모아진 여러 산주의 원목이 함께 파쇄된 뒤입니다.
주민들은 강한 의구심을 드러냅니다.
◀안상규 안동시 산불 피해 산주▶
"내 나무가 어디에 가있는지, 몇 톤이 나갔는지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하지만 안동 같은 방식으로 피해목 환원 사업을 하는 청송은 달랐습니다.
우드칩은 물론, 원목이 파쇄장에 들어올 때부터 산주별로 무게를 측정해 반출량을 관리합니다.
◀마희종 청송군산림조합 소장▶
"반입할 때 정확하게 지구별로, 산주별로 분류하지 않으면 그 이후에는 분류한다는 건 사실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다 섞어서 파쇄해서 반출하기 때문에 거기서 그런 문제가 생겨서 정확한 산주 환원 금액이 정할 수가 없습니다."
이 계근대라는 곳에 트럭이 지나가게 되면 자동으로 무게가 측정이 됩니다. 청송은 트럭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 모두 측정하는 반면 안동은 나갈 때만 측정하는 탓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원목 계근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두고 현장 업체와 안동시의 설명은 엇갈립니다.
◀파쇄장 A▶
"제가 듣기로는 시에서 하지 말라고 그랬어요"
◀파쇄장 B▶
"산림조합에서 재라는 얘기가 없어서···"
◀안동시 김병휘 산림과장▶
"각 지구별로 엄청난 양의 물량이 들어오니 공사, 시공하는 업체 쪽에서는 '빨리 넣어서 해야 빨리 일을 할 수 있는데'···"
산불 피해목 파쇄 작업을 여러 차례 수행한 한 업체는 작업이 늦어지더라도 원목 계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계근 완료 파쇄 업체▶
"예를 들어서 밭에서 수박을 무게로 판다고 했을 때 통째로 무게를 올려서 그 가격을 쳐주는 거지, 꼭지 떼고 묻은 흙 다 떼고 껍데기까지 싹 벗기고 알 속 빨간 것만 무게 달아간다면 농사짓는 사람이 수박 팔겠어요? 안 팔겠어요?"
안동시는 원목 계근 대신 피해지별 표본조사와 우드칩 생산량을 반영해 환원금을 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산불 피해목 환원금 산정의 근거가 되는 반출량 확인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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