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5년 초대형 산불로 마을 전체가 피해를 입은 경북 영덕군 석리와 노물리에 추진하려던 특별 재생 사업이 백지화됐습니다.
이곳이 신규 원전 건설 부지로 선정됐기 때문인데요,
주민들은 백지화 불가피성은 인정하면서도, 원전 건설이 10년 이상 걸리는 만큼 하염없이 기다릴 수는 없다며 대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기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25년 3월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더 이상 번질 곳 없는 영덕 바닷가에 이르러서야 끝이 났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잿더미가 된 영덕군 석리와 노물리를 특별 재생 지역으로 지정하고 2028년까지 49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었습니다.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흥해읍에 이은 두 번째 특별 재생 사업으로, 주민들은 한국의 산토리니가 될 것이라는 꿈에 부풀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신규 원전 건설 부지로 선정되면서 특별 재생 사업의 필요성이 사실상 없어졌습니다.
사업 중단 소식에 주민들 심경은 착잡합니다.
마을 뒤에 가파르게 서 있는 바위가 언제 마을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 낚시객이나 해파랑길 관광객이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원전 완공은 2037년과 2038년인데, 원전 건설에 따른 이주 대책이 하세월이어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는 겁니다.
◀이미상 영덕군 석리 이장 ▶
"보시다시피 골짜기 저 돌이 언제 굴러 내려올지 모릅니다. 저거를 안전하게 처리를 해서 주민들이 방파제로 내려와서 장사하고 생계를 할 수 있도록···"
석리 남쪽 노물리는 행정구역 절반만 원전 예정지에 포함돼, 재생 사업 중단 소식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입니다.
노물리의 경우 주택 90%가 남쪽에 밀집해 있습니다. 이곳은 원전 예정지에 포함돼 있지 않은 데다 특별 재생 사업마저 중단되면서 불탄 주택을 지을 수도,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김재현 영덕군 노물리 이장 ▶
"재생 사업 한다고 해서 집을 못 짓게 했어요. 일부··· 그래서 집을 안 짓고 기다렸어요. 그런데 지금 당장은 또 집을··· 재생 사업이 없어진다고 이러니까, 원자력(발전소) 들어올 때까지 또 기다려야 되잖아요. 그럼, 원자력 언제 들어올지"
영덕군은 원전 예정지에 포함되지 않은 노물리 주택 밀집 지역만이라도 특별 재생 사업을 추진해 달라고 정부를 설득 중입니다.
◀차제호 영덕군 특별재생팀장▶
"노물리 지역에 대해서 국토부 (특별 재생) 선정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영덕군에서는 거기에 남은 이재민이 많고 하니 국토부에서 사업을 잔여(대상지)라도 조금 해서 추진해 달라고···"
10년 전, 천지원전 예정지로 고시된 후 기반 시설 투자 없이 불편함을 참아 온 주민들, 산불 피해 복구와 원전 보상 중 하나만이라도 빨리 추진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기영입니다. (영상취재 양재혁)
- # 영덕
- # 원전
- # 특별재생
- # 산불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