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선거 때만 되면 거리 곳곳에 현수막이 붙습니다.
사람들 시선을 잡기 위해 건물 외벽이나 전신주 윗부분 등에 내걸리는데요.
후보 측에서 현수막이 눈에 잘 띄도록 과도한 설치를 요구하고 있어 설치 업자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방선거가 끝나고 사흘 뒤인 6월 6일.
경북 구미의 한 건물 외벽에 붙어 있던 대형 선거 현수막을 떼던 70대 남성이 7m 아래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작업차 바닥 지지대가 꺼지면서 작업자가 추락한 겁니다.
◀목격자▶
"'쿵' 그래서 저 안에 있으니까 '아이고 집이 다 부서졌구나'. (고소작업차) 발통이(바퀴가) 막 두 개가 바짝 들려 있어서 내가 겁이 좀 나더라고요."
6월 4일에는 경기 화성에서 당선인 축하 현수막을 달던 70대 남성이 2.5m 사다리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현수막 설치나 철거 사고가 빈번히 일어납니다.
◀현수막 업체 관계자 A 씨▶
"사다리 엄청 펴가지고 (떨어져서) 그 사람 다리 부러진 애들도 많고요, 그 현수막 달면서···"
선거 현수막은 높은 건물 외벽을 덮거나 전신주 위에 주로 걸립니다.
유권자 눈에 최대한 잘 띄길 바라는 후보자 측의 요구 때문입니다.
◀현수막 업체 관계자 B 씨▶
"각 후보 캠프에서 지지자들이 위치를 이동하고 또 '올려달라, 바꿔달라' 이런 요구가 계속 쏟아지는 거예요."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자정에 맞춰 캄캄한 야간에 현수막을 달아야 하고,
최대한 빨리 달아달라는 요구에 서른 시간 넘게 거리를 돌아다니며 설치하는 때도 잦습니다.
목 좋은 곳을 잡기 위한 경쟁도 사고를 부추깁니다.
◀현수막 업체 관계자 B 씨▶
"저 같은 경우에는 서른 몇 시간 못 잤고 40시간 넘게 못 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일종의 '정해진 단가' 때문에 절연 처리가 된 고소작업차는커녕 사다리를 타고 전신주에서 작업하는 경우도 부지기숩니다.
◀현수막 업체 관계자 A 씨▶
"진짜 목숨 걸고 하는 거거든요. 특히 또 바람 불어 봐요. 현수막, 그냥 저희들은 그냥 죽는 거예요."
그동안 선거 현수막은 선거운동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엄격한 법 적용을 하지 않아 왔습니다.
이번 선거에선 행정안전부가 '선거 광고물 관리 지침'을 내려보냈지만, 면제 규정은 여전하고, 자율 책임에 맡기는 등 사각지대는 여전합니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화면 제공 경북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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