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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사준다”는 말에 끌려갔다가···“대구시립희망원 강제 수용 배상해야”

변예주 기자 입력 2026-02-05 20:30:00 조회수 11

◀앵커▶
대구의 대표적 인권침해 사례로 꼽히는 대구시립희망원 사건, 대구문화방송이 계속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2024년 진실화해위원회에서 피해 사실을 인정받은 전봉수 씨가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습니다.

변예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98년, 충남 천안역에서 한 스님이 '국밥을 사주겠다'며 지적장애인인 전봉수 씨를 이끌었습니다.

전 씨는 승합차에 태워져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대구시립희망원.

1958년 지어져 한때 1,500명을 수용할 정도로 큰 규모의 성인 부랑인 수용시설입니다.

안에서는 폭언과 폭행, 강제노동이 수시로 벌어졌습니다.

전 씨는 새로 온 이들을 가두는 독방에 감금을 당하기도 했고,

◀전봉수 대구희망원 피해자 (2024년 11월)▶
"식당 있거든요. 가서 밥 먹고, 밥 다 먹고 나서 들어가면 또 문 잠그고 그래요."

매질을 당하고, 도망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전봉수 대구희망원 피해자 (2024년 11월)▶
"잘 때 주먹으로 때려서 여기 코 때려서 죽고 또 도망가면 잡혀서···"

종이 가방을 만들고, 청소를 하고, 원치 않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24년을 살았습니다.

지난 2024년, 진실화해위원회는 대구시립희망원의 국가 폭력을 인정했습니다.

사과는 권고에 그쳤고, 전 씨와 가족들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법정 다툼에 나섰습니다.

18억 8,8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금액.

정부는 '재판 기간 전 씨가 스스로 입소했을 가능성이 크다', '진화위 조사에 문제가 있어 전 씨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전봉수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대한민국이 전 씨에게 13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전 씨가 별도 시설에 감금되거나 수시로 희망원의 감시와 통제를 받았다"며 "정당한 대가 없이 일했고, 전 씨의 자유도 과도하게 제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대구시립희망원의 명백한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겁니다.

◀전봉수 대구희망원 피해자▶
"내 청춘을 돌려달라고··· 부모님 돌아가시고, 형제들도 돌아가시고."

말없이 고개를 숙였던 전 씨는, 희망원을 나온 뒤 재회한 누나에게 소식을 전하며 비로소 웃음을 지었습니다.

◀전봉수 대구희망원 피해자▶
"누나 집 옆에 가서 농사지으려고"

잃어버린 세월 앞에 전 씨가 바라는 건 국가의 진정성 있는 사과입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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