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경북 행정 통합은 인구 500만 명의 이른바 '슈퍼 지방정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합이 된다면 이를 견제해야 할 광역의회는 의석수부터 의회 청사까지 통합의회의 밑그림조차 전혀 그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실제로 통합이 이뤄진다면 경북도의회와 대구시의회는 하나의 대구경북특별시의회로 재편되고, 특별시의장 선출 등 대대적인 변화를 맞게 됩니다.
가장 큰 쟁점은 선거구 변동에 따른 의석수 조정입니다.
대구와 경북은 인구수는 비슷하지만 대구시의회 의석수는 경북의 절반 수준입니다.
행정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대전·충남, 광주·전남은 이미 각각 대전과 광주에서 과소 대표 문제를 제기하며 의원 정수 확대 요구도 나옵니다.
행정 통합 특별법 특례로 선거구와 의원 정수를 지금과 같이 유지하자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 또한 임시방편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김준우 변호사▶
"결국에는 선거권의 평등권 문제가 제기될 거기 때문에 그러한 조치는 일시적인 조치 혹은 이후에 다시 위헌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는 잠깐 그렇게 치를 수 있을지 모르더라도 향후에는 결국은 통합 행정 구역에 따른 평균 인구에 따라서 선거구를 재획정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게다가 최근 헌법재판소가 지역 선거구 평균 인구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시군에 최소 1명의 광역의원을 배정한 현행 제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영양, 울릉군 등의 광역의원 의석도 사라질 위기에 처하며 셈법은 더 복잡해졌습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광역의원 지역구 총정수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지방선거가 불과 넉 달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선거구부터 통합의회 청사 위치까지 불투명하다 보니 도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기색이 역력합니다.
◀A 경북도의원▶
"선거 후에 금방 이렇게 7월 1일부터 의회가 개원이 되고 하면 이제 큰 혼란이죠. 이거 통합 청사부터 해서 뭐 이런,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잖아요."
결국 지역 정치권이 행정 통합 속도전에 매몰돼, 정작 지방자치와 분권의 핵심이자 거대 광역행정의 견제 장치인 지방의회는 아무런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통합되면 하나의 광역단체가 되는데 그러면 광역의회도 단 하나만 존재를 해야 합니다. 거기에 대한 대비가 지금 이뤄지고 있나.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고민도 없고 대안도 없는 상황입니다."
통합 이후 지금의 선거제도를 유지하는 한 고질적인 무투표 당선과 특정 정당 독점 문제는 더욱 고착화돼, 정치적 다양성과 유권자의 선택권이 크게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게 나옵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소수 정당은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를 전면 도입하고, 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석을 대폭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CG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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