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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① 도장도 지갑도 일본이 주인···'독립 법인' 허울 벗긴 기밀 문건

도건협 기자 입력 2026-02-02 20:30:00 조회수 125

◀앵커▶ 
한때 연 매출 4천억 원을 기록했던 중견기업, 경북 구미에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입니다.

3년 4개월 전 화재로 공장이 불에 타자 모기업인 일본 니토덴코는 한 달 만에 전격 폐업을 결정했고, 직원 2백여 명 대부분은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습니다.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끝까지 남은 노동자 17명은 결국 해고됐습니다.

해고자들은 니토덴코의 또 다른 자회사로 고용을 승계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1심 법원은 두 회사가 별개 법인이라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MBC가 새로 입수한 일본 본사의 기밀 문건은 전혀 다른 실체를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장은 자기 회사 계약서에 도장 한 번 마음대로 못 찍는 처지였습니다.

대구MBC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집단 해고 사태를 둘러싼 주요 쟁점을 연속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도건협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MBC가 입수한 일본 니토덴코 본사의 '정보재 사업부' 조직도입니다.

스마트폰과 LCD 화면의 핵심 부품인 편광필름 생산을 총괄하는 본사의 심장부입니다.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평택의 한국니토옵티칼은 법인 이름 대신 각각 '코텍'과 '코레노'라는 본사 내부 약칭으로 편제돼 있습니다.

두 공장의 품질보증과 제조 등 핵심 부서가 일본 본사의 직접 지휘를 받는 하부 조직으로 명시됐고, 한국 법인 간부들도 본사 제조총괄본부 직제 아래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현환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
"(회사는) 독립된 법인이라고 얘기했지만 정보재 사업 부문에 하나의 생산팀으로서 하나의 부서로 운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경영권의 핵심인 '인감도장'조차 한국 사장에겐 없었습니다.

본사 예산서에는 모든 계약서의 모든 결재 도장을 본사 사업부문장이 찍는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한국 법인 대표에게는 자기 회사 이름의 계약서에 도장 찍을 권한조차 실질적으로 없는 겁니다.

◀탁선호 원고 측 소송대리인 변호사▶ 
"(구미) 한국 옵티칼과 (평택) 니토옵티칼이 별개의 독립적인 법인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니토덴코 사업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이제 강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거고"

지갑도 본사가 쥐고 있었습니다.

2020년 1월 자 송장입니다.

일본 본사 총무부 직원이 한국 법인 회계 담당자에게 보낸 건데, 청구 금액은 단돈 7,394엔, 우리 돈 약 7만 원입니다.

내용은 더 황당합니다.

본사 직원이 거래처 과장에게 줄 선물용 얼굴 팩을 일본 아마존에서 대신 사고, 그 비용을 한국 법인에 청구한 겁니다.

연 매출 4천억 원이 넘는 기업이 단돈 7만 원짜리 화장품 선물비조차 독자적으로 쓰지 못하고, 본사가 고객 관리를 위해 쓴 돈을 사후 정산해 준 걸로 보입니다.

1심 법원이 인정한 '경영의 독립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청산인 측은 노조 측이 문건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증거에 대해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반박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독립 법인'이라는 허울 뒤에 도장도, 지갑도 일본 본사가 쥐고 흔들었던 실체가 드러나면서, 별개 회사라 고용 책임이 없다는 사측의 논리는 거센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MBC 뉴스 도건협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한민수)

  • # 행정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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