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대구는 1년 내내 '고용 한파'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연간 고용률 58.0%라는 수치는 겉보기엔 전년 수준을 유지한 듯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지역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 부진이 뚜렷했습니다.
2025년 2월부터 12월까지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전국 17개 시도 중 고용률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연말인 12월, 실업자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초반 수준인 6만 2천 명까지 폭증하면서 지역 경제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대구 실업자 6만 명 시대
2025년 12월 대구의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무려 41.3%나 늘어난 6만 2천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1년 2월(6만 3천 명) 이후 58개월 만에 최대치입니다.
실업률 역시 4.9%로 치솟았습니다.
이에 대해 채진희 동북지방통계청 사회조사과 팀장은 두 가지 핵심 원인을 지목했습니다.
"첫 번째는 계절적 요인입니다. 매년 12월은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과 각종 채용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구직 시장에 대거 쏟아지는 시기입니다."
실업자란 '일할 의사가 있고 구직 활동을 하는 사람'을 뜻하기 때문에 활동량이 많아지는 겨울철에 지표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산업의 구조적 위기입니다. 대구의 핵심인 제조업과 건설업의 회복세가 너무 더뎌 이 분야에서 밀려난 인력들이 실업자로 머물고 있습니다."

무너진 지역 경제의 허리, 제조업과 건설업
대구 고용 위기의 본질은 지역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과 건설업의 붕괴에 있습니다.
2025년 12월 한 달간 제조업 취업자는 1만 7천 명(-7.3%), 건설업은 8천 명(-8.4%)이 감소했습니다.
제조업은 7개월째, 건설업은 9개월째 연속 감소세입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과거 대구를 지탱하던 섬유와 기계 부품 산업의 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새로운 신산업이 고용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건설업 또한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악재가 겹치며 현장의 일자리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공공·단기직'으로 버틴 고용률의 착시
전체 취업자 수가 소폭 늘어난 듯 보이는 착시 효과는 '공공서비스업'과 '단시간 일자리'가 만들었습니다.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취업자는 12월 기준 3만 1천 명 증가했는데, 이는 대부분 정부나 지자체의 공공근로, 보건·복지 분야의 일자리입니다.
더 큰 문제는 취업 시간입니다.
36시간 이상 일하는 안정적인 근로자는 1만 8천 명 줄어든 반면, 36시간 미만 단기 근로자는 3만 3천 명이나 급증했습니다.
이로 인해 2025년 대구 취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37.7시간으로 전년보다 0.6시간 줄었습니다.
생계를 책임지기엔 부족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청년과 여성이 처한 현실은?
15살 이상 29살 이하 청년층 실업률은 8.5%에 달합니다.
채진희 팀장은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이들이 실업 상태에 머물거나 아예 대구를 떠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반면 여성 취업자는 보건·복지 서비스업의 확대로 늘어났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저임금·단기 계약직이 많은 서비스 분야에 여성 인력이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체질 개선' 없이 고용률 꼴찌 벗어나기 어려워
대구 고용 시장은 현재 '양적 부족'과 '질적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전국 꼴찌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공 일자리를 늘리는 임시방편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제조업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선 전통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신성장 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합니다.
청년 유입 대책으로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아닌, 정주 인구를 늘릴 수 있는 중견·강소기업 육성이 시급합니다.
대구시와 유관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고용 꼴찌'의 늪에서 벗어날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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