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5년 3월, 전례 없는 초대형 산불이 경북 5개 시군을 휩쓸면서 27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습니다.
불에 탄 산림도 단일 산불로는 역대 최대인 10만 헥타르에 달했는데요, 하지만 법원이 불을 낸 실화자 2명에게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피해 주민들 사이에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5년 3월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인근 안동, 영양, 청송, 영덕까지 집어삼킨 역대 최악의 산불.
27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재민만 3천500여 명, 거의 10만 헥타르의 산림이 불탔습니다.
이 산불의 최초 실화자 2명에 대한 1심 선고가 의성에서 열렸습니다.
◀현장음▶
"주민들한테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
대구지방법원 의성지원 형사1단독 문혁 판사는 경북 산불의 최초 실화자 중 한 명인 60대 과수원 임차인 정 모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습니다.
50대 성묘객 신 모 씨에게 징역 2년에 마찬가지로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했습니다.
정 씨는 2025년 3월 22일 의성군 안계면 용기리 과수원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다가, 또, 신 씨는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조부모 묘에 자란 나뭇가지를 라이터로 태우다 잇따라 산불로 커져 동해안까지 80km나 번졌습니다.
신 씨는 소방 감리 업무 종사자인데도 안일한 행동을 한 점을 지적받았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두 사람의 실화로 광범위한 산림이 소실됐고,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해 엄벌이 필요한 점은 인정됐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실화를 낸 행위와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 간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명확히 증명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산불 피해가 확대된 이유에 대해 "극도로 건조한 기후와 거센 바람, 다른 지역 산불과의 결합 등 예견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웠던 외부적 요인"이 있었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유사 산림 실화 사건들과의 형평을 도외시한 채 실형을 선고하는 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산림보호법상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하지만 집행유예에 그친 판결에, 해가 바뀌어도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산불 피해 주민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결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용배 의성 산불 피해 주민▶
"실질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많은 재산이 피해를 입고 이랬는데, 그러면 다음번에 그 누군가가 또 불을 냈을 때도 초범이면 다 이런 판결이 나온다면 그러면 불에 대한 경각심이 없을 거 아닙니까?"
당장 1월 10일에도 의성군에 또다시 실화로 추정되는 큰 산불이 발생했지만, 누가 불을 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산불 실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됩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CG 권지은)
- # 경북산불
- # 의성군
- # 대구지방법원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