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리운전 기사가 폭행이나 폭언을 당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5년 대구에서는 한 대리운전기사가 승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최근 대전에서는 만취 승객이 대리운전 기사를 차에 매달아 운전하다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보호할 제도는 없을까요?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 ▶
60대 대리운전 기사 이 모 씨는 2025년 3월 밤, 술에 취한 50대 승객을 태우고 경산에서 대구 달서구까지 40분을 달렸습니다.
목적지까지 도착하자 돌아오는 대답은 수고했다는 인사 대신 욕이었습니다.
◀ 이 모 씨 대리기사 ▶
"아파트 안에 주차하고 대리비 달라고 하니까 그때부터 욕을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대리비 2만 7천 원이 비싸다는 이유였습니다.
◀승객 ▶
"이 XXX 어디 있노, XXX"
◀대리기사 ▶
"억울해 안 되겠다"
음주 운전을 하려는 승객을 막자, 승객은 기사에게 휴대전화를 던지고 주먹으로 때렸습니다.
이 승객은 출동한 경찰관도 폭행해 특수폭행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대전에서는 대리기사를 운전석 밖으로 밀친 만취 승객이 차에 기사를 매달고 1.5km를 내달렸고, 기사는 끝내 숨졌습니다.
이렇게 대리기사들은 폭언과 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지만,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습니다.
특수고용 노동자인 대리운전 기사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위험에 처했을 때 하던 일을 멈출 수 있는 '작업중지권'을 쓸 수 없는 겁니다.
여러 플랫폼에서 이른바 '콜'을 받아 일하는 대리기사들은 노동자가 사업장 한 곳에 소속돼야 한다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전속성 규정에서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업체는 대리운전 기사 보호에 소극적입니다.
만취 승객이 민원을 제기하기라도 하면 대리운전 기사가 되려 징계를 받기도 합니다.
◀ 정규화 전국대리운전노조 대구지부장 ▶
"콜센터의 의무는 없습니다. 수수료를 20% 가까이 먹고 있지만 어떠한 책임이라든지 어떠한 것은 책임을 안 지고 있습니다."
업계 등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국의 대리운전 기사 수는 1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대리운전 기사가 일터에서 더 이상 숨지거나 다치지 않도록 법적 제도를 마련하고, 업체의 책임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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