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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로 밀어붙여"?⋯예결위 심사 결과를 본회의서 뒤집은 국민의힘 대구 동구 의원들

권윤수 기자 입력 2025-12-11 17:16:47 수정 2025-12-11 17:16:53 조회수 37

대구 동구의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수 의석이란 점을 이용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한 예산을 본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다시 살려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구 동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2월 10일 2026년도 예산안 심사 및 계수조정 안건을 올려 심사한 결과, 공무원 국외 여비 1,500만 원, 동구 문화재단 사업 지원 5억 8,000만 원, 배달 음식점 육성 사업 1,600여만 원, 안심도서관 증축을 위한 설계비 1억 7,000만 원 등 9억 400여만 원을 삭감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7명 가운데, 민주당 의원 2명, 개혁신당 의원 1명, 국민의힘 의원 1명 등 4명이 삭감하는 것에 찬성해 통과됐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동구 문화재단과 안심도서관 예산은 삭감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며 예결위에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고, 결국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명이 12월 11일 동구의회 본회의에 예산안 수정 동의안을 발의했습니다.

수정 동의안은 동구 문화재단 사업 지원 5억 8,000만 원, 안심도서관 증축 설계비 1억 7,000만 원 등 두 예산을 살리는 것으로, 국민의힘 소속 김상호 동구 의원은 수정안 제안 설명을 통해 "문화 예술 저변 확대를 위해 삭감 없이 원안대로 수정해 달라"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찬반 토론이 펼쳐졌는데, 개혁신당 소속 김서희 동구 의원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동구는 긴급 현안도 예산이 부족해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구청장 임기가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문화 예술 예산을 많이 쓰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구청장이 업무에 충실하지도 않는데 굳이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것이냐?"라며 "국민의힘 의석수가 많은 것을 이용해 본회의에서 뒤집을 것이라면, 예결위 심사를 왜 거치냐?"라고 질타했습니다.

수정안에 찬성 의견을 낸 국민의힘 소속 김동규 동구 의원은 "안심도서관은 준공된 지 10년이 넘어 노후하고, 공간이 협소해서 증축이 시급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2026년도 예산안 수정 동의안은 찬반 투표에 부쳐졌으며, 재적 의원 15명 가운데 찬성 10명, 반대 4명, 기권 1명으로 수정안이 통과됐습니다.

애초 동구의회 예결위가 삭감하기로 의결한 예산을 보면, 정책추진단, 기획예산과, 청소자원과, 위생과 등 다양한 부서의 예산이 많은데, 유독 동구 문화재단과 안심도서관 예산만 살린 것은 해당 지역 국회의원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의 한 동구 의원은 "동구 문화재단의 한 간부가 강대식 국회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강 의원의 고향이 '안심'이라는 점도 이런 의혹을 뒷받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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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수 acacia@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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