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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대구 의장협의회 증빙 없는 지출···감독은 사각지대

변예주 기자 입력 2025-12-11 20:30:00 조회수 19

◀앵커▶
대구시 구군의회의장협의회의 부실 워크숍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의장협의회는 지자체에서 부담금을 걷어 예산을 집행하고 있으면서, 관련 서류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협의회 예산이 의장들의 쌈짓돈처럼 쓰인다는 지적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문제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9월 대구 비슬산에서 열린 워크숍을 다녀온 대구 구군 의원들.

4시간 반짜리 일정에 예산 1,444만 원을 썼는데 의정 활동에 직접 도움이 될만한 행사는 1시간 '예산 심의 대비 특강'이 전부였습니다.

지난 7월 예산 1,515만 원을 들여 경북 영덕에서 열린 의장 워크숍에는 재선을 위한 전략 특강과 퍼스널컬러 진단 등이 포함됐습니다.

같은 날 대구에 많은 비가 내려 곳곳에서 수해가 났는데도 일정을 강행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누가 연수를 들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보공개 청구 결과, 2022년 6월 의원들은 전남 고창과 경남 사천을 답사했습니다.

국내 의정연수 명목으로 3백만 원을 썼지만 참석 의원 명단과 세부 지출 내역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대구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 관계자▶
"모든 상세한 서류가 다 오지는 않고 일부만 넘어오고 아니면 파일로 넘어오는데, 오래된 경우에는 없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허술한 인수인계로 자료가 부실하게 관리됐기 때문입니다.

의장협의회 회장은 2년마다 새로 뽑는데, 회장 소속에 따라 협의회 예산과 지출 등을 담당하는 의회도 바뀝니다.

감사는 협의회 소속 의원이 맡아 제대로 된 검증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최규종 대구 군위군의회 의장▶
"회장단에서 집행을 하고 감사는 1년에 한 번 그(집행) 사실이 확인되는 결과가 잘 됐다, 못 됐다는 것보다도 계획대로 됐나, 안 됐나 그걸 확인하는 거지."

불투명한 예산 집행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대표▶
"행정안전부가 지방의회 협의회에 사용되는 예산까지도 공개되도록 하고, 이에 대해서 적절한 감사, 감독이 어떻게 이루어지도록 할 건지 규정을 정비하는 게 필요합니다."

대구시 구군의장협의회가 최근 4년간 쓴 예산은 1억 6,361만 원. 

가장 많이 쓴 건 각종 연수 비용이었습니다.

협의회가 2022년 이후 주최한 워크숍, 연수, 세미나는  6차례.

모두 7,943만 원으로 전체 지출 금액 절반에 가깝습니다.

9개 구군 의장들이 모여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정례회, 간담회도 있었지만, 비용 대부분은 회의를 마친 뒤 식사에 썼습니다.

다른 시도 의장 출판기념회에 화환을 보내고, 의장이나 수행 직원에게 명절 선물로 과일, 벌꿀 등을 주기도 했습니다.

지자체에서 받은 예산, 그러니까 세금을 사실상 사적으로 쓰고 있는 겁니다.

세금으로 대한적십자사나 산불, 태풍으로 피해를 본 지역에 기부해 놓고 협의회가 기부했다며 홍보한 경우도 있습니다.

협의회의 주먹구구식 운영은 하루이틀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16년,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 단위가 아닌 대구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 같은 임의 협의체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지자체가 세금으로 부담금을 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봤습니다.

비용은 실비로 집행하는 등 예산 지원 방식을 개선하라고 했고, 부적절한 예산 집행을 막기 위해 감사를 강화하라고도 했습니다.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2019년, 법적 설립 근거가 있는 전국 단위 협의체 아래 지역 협의체를 둘 수 있도록 시행령이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지자체의 예산을 합법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각 지자체는 해마다 의장협의회 몫으로 천만 원을 내고 있고, 이 돈은 의원들의 든든한 호주머니가 됐습니다.

관리·감독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행안부는 이런 협의체는 사단법인이라 감사는 권한 밖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곪을 대로 곪은 문제에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모두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지방의회의 신뢰도는 점점 추락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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