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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경북 카메라모듈 수출,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을 찾다

도건협 기자 입력 2025-12-14 14:00:00 조회수 43

최근 경북 전체 수출이 반년째 감소하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지만, 무선통신기기 품목만큼은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지역 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휴대전화와 자율주행 차량 등에 다양하게 쓰이는 카메라 모듈이 수출을 이끄는 핵심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경북 무선통신기기 부품 수출 고공행진···핵심에는 '카메라 모듈'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로 2025년 10월 누계 기준, 경북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317억 6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월별로 보면 5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무선 통신 기기 부품 수출은 오히려 2.1% 증가한 56억 달러를 기록하며 경북 전체 수출의 17.7%를 차지해, 2년째 수출 품목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공행진의 핵심에는 '카메라 모듈(Camera Module)'이 있습니다.

경북 무선 통신 기기 부품 수출액 중 99.1%가 카메라 모듈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구미 지역에 소재한 LG이노텍 등 주요 업체들이 2017년도부터 카메라 모듈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급격히 비중이 높아진 결과입니다.

카메라 모듈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AI(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차량, 로보틱스 등 첨단 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부상하며, 향후 수요 확대가 기대됩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한기영 차장은 "AI 및 자율주행 등 신기술의 수혜를 입고 최근에는 17% 이상의 수출 비중을 보이고 있다"며 "AI·자율주행·로봇 산업 확산에 따라 향후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경북의 무선 통신 기기 부품 수출은 지난 24년간(2000년~2024년) 연평균 15.9%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2025년 10월 기준 전국 무선 통신 기기 부품 수출에서 경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62.5%에 달해 광역자치단체 중 압도적인 1위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는 2위인 경기(14억 달러)보다 4배 이상 큰 규모입니다.

애플 의존도 80%, 중국 의존도 92.4%···성장의 지속 가능성은?
그러나 이 눈부신 성장세 뒤에는 한 가지 큰 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로 특정 업체와 특정 국가에 대한 극심한 편중 현상입니다.

2025년 10월 기준, 경북 무선 통신 기기 부품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으로, 전체 수출액 56억 달러 중 약 51.8억 달러, 92.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1위 중국과 2위 홍콩의 수출 비중 차이가 2%p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88%p까지 격차가 벌어진 상황입니다.

이러한 대중국 의존도는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글로벌 공급망과 직결되어 있어, 다변화가 매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지적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고착화된 공급망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공급망 문제가 미국 정부의 정책과 미중 관계, 또 무엇보다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의 부품 조달 정책과도 연결돼 다변화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참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 무선 통신 기기 부품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며, 중국의 해당 품목 수입 시장에서도 한국이 2024년에 이어 올해도 점유율 1위(44.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북 기업들의 경쟁력이 국제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이지만, 특정 시장에 대한 의존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애플 의존 탈피 및 다각화를 위한 기업의 노력
수출 편중의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는 구미의 주력 기업들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구미에는 LG이노텍이나 자화전자 같은 회사가 입주해 있으며, 특히 LG이노텍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LG이노텍 광학 사업부 매출의 약 80% 정도가 애플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에서 발생하고 있어 애플 의존도가 상당합니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은 주력인 카메라 모듈 외에도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심규정 구미상공회의소 경제조사팀장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전망도 매우 밝지만, 애플에 의존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반도체 기판이라든지 차량 전장, 그다음에 차량용 조명, 모듈 사업, 그리고 로봇용 부품 등으로 지금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정책 과제는?
경북의 무선 통신 기기 부품 산업은 AI 및 자율주행차량, 로봇산업이 주목받는 시대를 맞아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지역 최대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중국 및 특정 고객사 의존 구조를 극복하지 못하면 성장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무역협회 한기영 차장은 경북이 국내 1위의 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지원을 강조했습니다.

"계속해서 경북이 무선 통신 기기 부품 수출을 선도할 수 있도록 스마트 공장 구축 및 공장 운영의 혁신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 개발, 해외 시장 개척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 정책 확대가 필요합니다."

경북의 카메라 모듈 산업이 단순히 현재의 수출 규모에 안주하지 않고,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 시스템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 정책을 확보할 때,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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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건협 do@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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