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7월, 안동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부모와 교사, 그리고 행정실 직원 간의 삼각 공모를 통해 시험지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그 이후 세 명 모두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는데, 검찰이 모두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기자▶
안동 한 고등학교에서 상습적으로 시험지를 몰래 빼낸 기간제 교사가 적발된 건 지난 7월.
이후 경찰 수사에서 고3 학부모와 학교 행정실장까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학부모(지난 7월 15일)▶
(언제부터 시험지 빼돌리셨는지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
◀전 기간제 교사(지난 7월 14일)▶
(왜 침입하셨어요, 학교에? 혐의 인정하십니까?") "……."
기간제 교사가 빼낸 시험지는 학부모를 거쳐 고3 학생에게 전달됐는데, 중학교 1학년 때부터 6년째 자신이 불법으로 과외를 해줬고,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자신이 담임을 맡은 반 학생이기도 했습니다.
이 교사는 학생이 자신이 근무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2023년부터 학부모와 공모해 매 학기 중간·기말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려 학생에게 전달했고, 그 결과 이 학생은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범행은 교사가 다른 학교로 이직한 2024년에도 계속됐는데, 교사의 부탁을 받은 행정실장이 야간에 학교 인쇄실 문을 열어 놓거나 CCTV 영상을 삭제해 이 교사의 출입 흔적을 없앤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부모와 교사는 과외와 시험지 유출 대가로 3천만 원을 주고받았습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진술로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도 인멸했다"며 학부모 배모 씨에 대해 징역 8년의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또 시험지 유출의 대가로 3천만 원을 받은 30대 교사에게는 징역 7년, 행정실장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학생에 대해선 장기 3년, 단기 2년의 징역형을 구형했습니다.
최후 진술에서 학부모는 "자식 잘 키워보겠다는 그릇된 욕심에 범행을 저지른 그 순간이 천추의 한"이라며 울먹였고, 학생은 "잘못된 행동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궜습니다.
다만, 누가 먼저 시험지 유출을 제안했는지에 대해선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상대방을 지목하며 엇갈린 진술을 내놨습니다.
선고 공판은 2026년 1월 14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영상편집 원종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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