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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기록 문화 보고(寶庫) '내방가사'⋯세계기록유산 등재 도전

윤태호 기자 입력 2025-11-26 10:31:13 조회수 43

◀앵커▶
조선 후기 여성들이 안방이라는 공간에서 한글로 기록한 가사 문학이 '내방가사'입니다.

일상과 감정, 가족사 등 신변잡기뿐 아니라 국권 상실과 해방, 전쟁 등 격변기 현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한 형식과 내용 면에서 가치 있는 기록 문화로 평가받는데,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윤태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한민국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부인 김우락 여사가 쓴 '해도교거사'입니다.

1911년 만주 망명지에서 한글로 쓴 내방가사로, 아들과 함께 안동에서 출발해 압록강을 건너 남편이 있는 만주까지 가는 
험난한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비록 여성의 몸이지만, 항일 독립 투쟁을 위해 고난을 감내하겠다는 결기를 보여줍니다.

김우락 여사가 만주로 망명한 이후 시집간 딸과 손녀를 위해 쓴 조손별서입니다.

독립을 염원한 남편을 따라 딸과 이별할 수밖에 없는 어머니의 애절함, 손녀를 잊지 못하는 할머니의 애틋한 심정을 편지 형식으로 썼습니다.

이처럼 내방가사는 조선 후기 여성들이 안방을 뜻하는 내방이라는 공간에서 일상과 감정, 가족사 등을 한글로 쓴 여성 기록 문화의 보고로 꼽힙니다.

◀홍현성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위원▶
"한글이라는 아주 독특한 문자를 서로 향유하고, 그걸로 자발적으로 문학 활동을 벌인 그런 증거물, 기록물이 다른 나라에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여성들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문화(문학) 활동, 문자 보급 활동을 증빙하는 거의 유일한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침탈과 국권 상실, 전쟁 등 격변기 엄혹한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함으로써, 형식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가치가 크다고 인정받아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후보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선정된 기록물은 한국국학진흥원이 기탁받아 관리 중인 292점과 국립 한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226점 등 모두 567점입니다.

2022년 유네스코 아태 지역 목록에 등재된 이후 3년 만에 나온 쾌거로 평가받는 가운데 2027년 상반기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윤태호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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