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선 8기 홍준표 전 시장은 대구시 각종 기금을 없애면서까지 빚 갚는 데 행정력을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채무 비율이 늘면서 사실상 실패한 정책으로 비판받고 있는데요, 장밋빛 전망만 시민들에게 늘어놓으며 행정 불신을 자초한 셈입니다.
박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홍준표 전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대구시 부채를 대폭 줄이겠다며 허리띠를 졸라맸습니다.
2022년 6월 기준 대구시 빚은 예산의 19.8%인 2조 3천여억 원, 임기 내 1조 5천억 원을 갚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3년 전 기획조정실장 자격으로 홍 전 시장의 지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며 채무 감축에 앞장섰습니다.
◀김정기 대구시 전 기획조정실장 (2022년 7월 14일 재정 혁신 설명회)▶
"한 푼의 세금도 낭비하지 않겠다는 민선 8기 홍준표 시장의 철학을 뒷받침하기 위해 강도 높고 선제적인 재정 혁신을 실시하고자 합니다."
부채 상환을 시 재정 운용의 최우선 과제로 삼은 기조는 임기 내내 지속됩니다.
◀황순조 대구시 전 기획조정실장 (2023년 9월 20일 비상 재정 운용 대책 설명회)▶
"혹독한 체질 개선을 통해 더욱 단단하고 건전한 대구시의 재정 구조를 완성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시민과의 약속은 지켰을까?
2025년 대구시 채무 비율은 20.5%로 한 자릿수는커녕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홍 전 시장 임기 내 대구시가 상환한 채무액도 2천300억 원으로, 목표했던 1조 5천억 원의 15.3%에 불과합니다.
대구시 채무 비율은 광주, 서울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높아, 특·광역시 중 채무 비율을 최저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빈말이 됐습니다.
◀이성오 대구시의원▶
"민선 8기 시작하면서 한 자리 숫자(채무 비율), 이 모든 게 희망 사항으로 끝나버린 상황이 된 거죠?"
◀오준혁 대구시 기획조정실장▶
"결과적으로 못 지키게 됐습니다."
특히 대구시는 재정 혁신 정책의 일환으로 성평등, 사회복지, 남북 교류, 인재 육성 등 7개 기금을 폐지했었습니다.
시민 사회 반발에도 기금을 없애 마련한 재원으로 채무를 갚겠다는 초강수였습니다.
그런데 빚이 줄지 않자, 홍 전 시장 재정 운용 방침에 동조했던 대구시의회는 입장을 바꿔 기금 부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구시와 대구시의회를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졸속 추진된 부채 제로 정책 실패에 공동 책임을 적당히 회피하며 장단 맞추는 작태를 보면요. 진정성 없는 책임 회피형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고 보여집니다"
빚 갚겠다던 홍준표 전 시장은 빚도 안 갚은 채 떠나고, 4년 만에 지방채 발행이라는 최악의 재정 상황에 직면한 대구시.
시민 피해는 물론, 시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또 하나의 행정 불신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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