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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9달째 대구 고용률 전국 최하위···"정치권의 산업 구조 전환 실패에 대구시의 정책적 태만"

도건협 기자 입력 2025-11-30 14:00:00 조회수 645


2025년 10월 현재, 대구광역시의 고용률은 9개월째 전국 시도 가운데 꼴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 통계를 살펴봐도 대구는 부산과 함께 전국 최하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의 침체 영향이 커 보이는데요.

길어지고, 고착화되는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지역 정치권과 대구시가 산업 구조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부산과 함께 고용률 전국 최하위권···고용의 질도 악화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0월 대구광역시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대구의 고용률은 58.1%를 기록했습니다.

2025년 2월부터 9개월 연속 전국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국 평균 고용률 63.4%, 끝에서 2등인 부산 58.8%와 비교했을 때 대구의 고용 상황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총취업자는 121만 7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천 명(0.2%) 소폭 증가했지만, 고용의 질적인 측면을 들여다보면 부정적인 면이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에서 1만 1천 명(-4.6%) 감소했고, 건설업도 1만 1천 명(-11.7%) 감소하며 약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2만 명, 3.9%)과 도소매·숙박 음식점업(+1만 명, 4.8%) 등 서비스업 분야에서만 취업자가 증가했습니다.

안정성이 높은 임금근로자는 총 1만 6천 명(-1.7%) 감소했고 고용 안정성이 낮은 비임금근로자, 즉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는 1만 8천 명(+6.3%) 증가했습니다.

또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만 2천 명(-2.4%) 감소했지만,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2만 5천 명(+9.8%) 증가해 단시간 근로 비중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는 전반적인 일자리 안정성이 약화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고용 부진의 근본 원인은?···"산업 구조 전환 실패와 정치권, 대구시의 정책적 태만"
동북지방통계청 김오승 사회통계과장은 대구의 고용 부진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며 고착화돼 가는 상황이라 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구시에 대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층이 타 지역으로 유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경상권이, 대구뿐만 아니고 부산도 이제 상당히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대구 고용 부진의 근본 원인을 장기간에 걸친 산업 구조 전환의 실패와 정책적 태만에서 찾았습니다.

정치와 행정, 기업 등 어디에도 지역 산업 혁신을 주도할 세력이 보이지 않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대구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큰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역할에 의문이 크다고 했습니다.

"지금 국민의 힘이 거의 국회의원들 다 쓸어가고 있는데 그분들이 지역에 대해서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추경호(전 경제부총리) 의원부터 자리들을 하고 있을 때, 그리고 홍준표 시장도 하다가 나가버리고. 대구시가 제대로 된 산업 정책을 끌고 가고 있는가 하는 부분은 완곡하게 표현해서 의문이고…"

전임 시장 시절 물 산업,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지역 경제의 주요 기반인 자동차 기계 부품 분야는 글로벌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장기적으로 매우 큰 타격을 받을 취약성을 안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대구시가 지역 경제 위축기에 서민 경제의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임시적 일자리마저 줄어들게 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골목 상권 등에서 단발성 일자리를 창출하고 일시적인 소득 보조 형태를 유지했던 직접 일자리 사업이나 사회적 경제 관련 지원이 대폭 삭감되었고, 관련 팀이 해체되는 등 관 주도의 일자리 유지 노력이 약화했다는 겁니다.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컨트롤 타워’ 필요
대구 고용 시장이 9개월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하며 고착화되는 현상은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산업 구조의 심각한 결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대구시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로 거시적 산업 구조 전환을 꼽았습니다.

정치권과 행정이 협력하여 구미 등 인근 지역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산업 비전을 확립하고, 전기차 전환 등으로 인해 장기적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기존 산업 기반을 빠르게 재편해야 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지역 인력 수급 연계 강화입니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고민하는 양질의 인력 수급 문제 해결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라이즈(RISE) 사업 등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산업 구조 전환을 이끌어갈 총괄적인 주도 세력 확립입니다.

고용이라는 핵심 주제를 놓고 정치권, 행정, 기업인 등 주요 주체들이 모여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고, 주도권을 잡고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겁니다.

대구의 고용 문제는 이미 만성화됐습니다.

산업 구조 대전환이라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고용률 최하위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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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건협 do@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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