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안동의 대표 가을 명소인 용계리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며, 단풍이 절정을 맞았습니다.
수령 780년의 거대한 은행나무와 황금빛 단풍을 보기 위해 요즘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고 있는데요.
김경철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하천으로 둘러싸인 작은 인공 섬 위로 거대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노랗게 빛나고 있습니다.
높이 37미터, 둘레 14미터에 이르는 이 거목은 천연기념물, 경북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입니다.
2025년은 단풍이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늦게 들었지만, 잎이 더 풍성하게 자라 나무 전체가 한층 더 선명한 황금빛으로 물들었습니다.
◀허준, 황의철 충남 천안시▶
"멋지고요, 정말 여기 여행 잘 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지금 산도 그렇고 색감이 되게 예쁘게 나와서 단풍 (구경) 오시게 된다면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꼭 방문하시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용계리 은행나무의 수령은 약 780살.
오랜 세월을 버텨온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수백 년간 마을을 지켜 온 용계리 은행나무가 40년 전 임하댐 건설 계획에 따라 물속에 잠길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전국 각지의 나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끝에, 나무를 그 자리에서 수직으로 끌어올려 다시 심는 '상식' 공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500톤에 달하는 나무를 하루에 50cm씩 4년간 들어 올렸고, 17.5m가량 수직으로 끌어올려 심는 데 성공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나무 상식 공사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됐습니다.
◀이동석 당시 '상식' 공사 업체 (2024년 11월)▶
"상식을 해서 잘 살 수 있을까, 살 수 없을까 갑론을박이 상당히 많았었고, 한 6개월가량을 들어 올려서 지금 현 위치에···"
2025년 초에는 경북 초대형 산불이 이곳을 휩쓸고 지나갔지만, 이번에도 용계리 은행나무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습니다.
◀권선혁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이장▶
"여기 잔디 반 정도 탔고요. 지금 테이블 보시면 테이블도 다 탔고, 근방에는 전부 다 탔다고 보시면 됩니다. 근데 천만다행으로 은행나무만 비껴갔더라고요."
아름다운 자태와 그 속에 담긴 기적 같은 사연을 보기 위해,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주말이면 수백 명의 발길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마승수 안동시 문화유산시설 팀장▶
"내년에 전시관도 개선하고 용계리 은행나무를 올 수 있는 다리를 추가로 착공해서 관광객 편의를 증진할 계획입니다."
용계리 은행나무의 단풍은 이번 주말까지 절정에 이를 전망입니다.
MBC 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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