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늘이나 양파 같은 월동 작물이 너무나 길었던 가을장마 때문에 아주심기가 늦어졌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화훼도 가을장마 직격탄을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생육과 품질 저하 우려가 큰데, 껑충 뛴 전기요금 때문에 겨울은 또 어떻게 나야 하나 걱정이 크다고 합니다.
보도에 서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두터운 외투가 필요한 늦가을 아침, 경북 구미의 들녘입니다.
온실에 들어서자 오래 두고 볼 수 있다는 꽃 '스타티스'가 푸르름을 뽐내며 자라고 있습니다.
'개화기'라지만 꽃은 없고 꽃봉오리만 겨우 볼 수 있습니다.
예년에 비해 열흘에서 보름이나 생육이 더딥니다.
아주심기를 할 때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더니, 뒤따라 기나긴 가을장마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강금석 경상북도화훼생산자연합회 회장▶
"최악의 폭염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식물이 성장을 못해요. 뿌리 활착을 못해서 그러다가 여름이 지나 폭염이 좀 지나는가 싶더니 갑자기 그때부터는 가을장마라고 해서 일조량이 부족하니⋯"
일조량 부족은 생육 저하는 물론이고 병해 발생률까지 높여 품질 저하를 불러왔습니다.
인공광 시설로 빛을 보충해 주면 된다지만, 해마다 오르는 농사용 전기요금에 마음껏 사용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강금석 경상북도화훼생산자연합회 회장▶
"전기요금이 너무나 올랐기 때문에 저희가 (인공광을) 켜고 싶어도 부담 때문에 못 켜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작물 생육은 이렇게 늦어지고···"
사정이 이렇다 보니 3년 전 대형 온실을 짓고 화훼 농사를 시작한 이 농가는 난방 시설 설치를 미루고 있습니다.
막대한 설치비와, 전기요금 등 부담스러운 유지비 때문입니다,
◀이지혜 청년 창업농 (2022년)▶
"사실 비용적인 문제가 가장 크고요. 저희가 평수가 조금 되다 보니까 여기 설치를 다 하면 몇천만 원씩 나오니까 그게 가장 부담되고, 그리고 몇천만 원을 들여서 난방 시설을 다 한다고 해도 그게 그만큼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도 약간 의문이고···"
난방기를 본격적으로 돌려야 하는 겨울을 앞두고 농가의 고민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강금석 경상북도화훼생산자연합회 회장▶
"(과거에는) 전기를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 재배를 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 요금제를 했었는데, 저희는 그런 최소한의 제도라도 다시 한번 좀 검토해 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이지혜 청년 창업농 (2022년)▶
"지구 열탕화 때문에 저희가 (농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이게 시작한 게 맞는가?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아야 했나? 이런 생각도 사실 하거든요. 날씨가 이런 거를 생각을 깊이 못 하고 사실 시작을 했단 말이에요. 근데 이제 하면서 보니까 날씨가 심각한 걸 이제 느끼게 되니까."
이상기후의 직격탄에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까지···
겨울을 앞둔 화훼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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