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분야의 최우수 학생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마련된 '대통령과학장학금'이 서울대학교 등 일부 상위권 대학에 과도하게 편중되어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 우수 장학금 수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1학기 대통령과학장학금을 받은 총 397명 중 과반인 207명(52.1%)이 서울대 소속 학생입니다.

이는 수혜 학생 수가 두 번째로 많은 카이스트(28명, 7.1%)보다 무려 179명이나 많은 수치로, 장학금 수혜의 서울대 쏠림 현상이 매우 심각함을 보여줍니다.

이어 포항공대(21명, 5.3%) 고려대(17명, 4.3%) 연세대(15명, 3.8%) 순입니다.

이는 전체 59개 학교 중 서울대를 포함한 상위 5개 대학 소속 학생들이 전체 수혜 인원의 72.5%를 차지합니다.

이들이 받은 장학금 총액은 159억 원입니다.

최근 3년간 '서울대 독식' 지속···수혜 비율 50% 이상 고착화
서울대가 대통령과학장학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 학생들의 수혜 비율은 2023년 1학기 53.7%, 2023년 2학기 53.4%, 2024년 1학기 53.8%, 2024년 2학기 54.2%에 이어 2025년 1학기에도 52.1%를 기록하며 50% 이상의 비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혜 금액에서도 서울대생들은 2025년 1학기 전체 장학금 220억 원 중 과반인 108.9억 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카이스트(16.3억 원), 포항공대(10.4억 원), 고려대(12.5억 원), 연세대(10.8억 원)가 받은 금액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액수입니다.

대학원 장학금도 '일부 대학 약진'···제도 재검토 필요성 제기
2024년 처음 도입된 '대학원대통령과학장학금' 역시 서울대·포항공대·카이스트·연세대·고려대 등 일부 대학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수혜 비율은 대통령과학장학금보다 서울대의 비중이 다소 줄었으나, 상위 5개교의 쏠림 현상은 여전했습니다.

2025년 1학기 대학원 장학금은 카이스트 소속 학생이 16.6%(3.9억 원)로 가장 많은 금액을 받았습니다.

이어 서울대 16.1%(3.7억 원), 포항공대 10.6%(2.5억 원), 연세대 6.9%(1.6억 원), 고려대 3.7%(0.8억 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위 5개교가 전체 수혜 인원의 53.9%, 금액의 54.1%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장학재단 측은 '블라인드 선발'을 통해 소속 대학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어, 상위권 학교 쏠림은 공정한 선발 결과라는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백승아 의원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 하더라도 연구 여건·실적 등 이미 벌어진 대학 간 격차가 학업 연구 계획, 과학 활동, 연구활동실적 등을 평가하는 선발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대학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구조일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백 의원은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풍부한 다양한 이공계 인재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학업에 매진하도록 돕는다는 대통령과학장학금의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백 의원은 "지역거점 국립대를 비롯한 다양한 대학의 우수 이공계 인재들이 폭넓고 고르게 혜택받을 수 있도록 선발 과정과 제도 설계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