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이 걸린 전시실이 폐쇄됐습니다.
중구청장은 해당 그림들이 정치 홍보에 해당한다며 전시실 폐쇄 이유를 댔는데요.
대구 한 지하철 역사에서 평화 등을 주제로 한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작품이 철거됐습니다.
작가 등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변예주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수술대 위에 나체로 누워있습니다.
손바닥에 임금 왕 자가 적힌 남성을 의사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의정 갈등을 풍자한 작품입니다.
윤 전 대통령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얼굴을 화투패에 그린 작품도 있습니다.
세 작품, '대구, 미술, 시대정신에 대답하라'는 전시에서 선보이려 했습니다.
장소는 대구 중구청 산하 기관인 봉산문화회관에서 빌려줬습니다.
회관은 전시 첫날, 이 세 작품을 철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정치적 목적의 홍보일 경우 회관을 사용할 수 없다'는 운영 조례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또 사전에 해당 작품들을 전시한다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홍성담 작가는 "시대가 만든 부조리를 소재로 그림을 그릴 뿐"이라 밝혔고, 주최 측은 작품을 내릴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신경애 대경미술연구원 대표▶
"관에서는 제약해도 된다. 그리고 그걸 당하는 사람들은 그냥 인정해야 한다는 게 상식이 되고 있다라는 걸 이 전시를 통해서 한 번 더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은 전시실을 폐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풍자 그림이 걸린 전시실입니다. 문은 이렇게 닫혀 있는데요. 안에는 또 다른 작가들의 작품 50여 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정치성을 문제 삼아 전시를 제한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대구 범어역.
작가들이 벽에 걸린 작품을 떼어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과 생전에 했던 말이 나무에 새겨져 있습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작품 6점을 꼽아 철거해 달라고 했습니다.
정치적 성격을 띠는 전시는 대관을 제한한다는 운영 내규가 있다는 겁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계자▶
"특정 정치인을 명시적으로 다루고 있었던 부분이 문제가 된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작가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상철 작가▶
"자유로운 창작을 가로막는 듯한 그런 느낌에서는 작가로서 좀 불쾌감이 있습니다."
2024년에도 대구문화예술회관이 홍준표 전 시장을 다룬 작품 전시를 거부해 검열 논란이 일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한민수)
- # 대구
- # 윤석열
- # 노무현
- # 작품검열
- # 중구청
- # 정치인
- # 표현의자유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