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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서 숨진 아들···40일 넘도록 못 돌아와

김서현 기자 입력 2025-09-26 17:55:00 조회수 28

◀앵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취업 알선 사기와 납치·감금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현지 범죄 조직에 감금됐던 한국인 10여 명이 캄보디아 경찰에 구출됐지만 한 명은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취재 결과, 이 숨진 청년은 예천 출신의 20대 대학생으로, 가족은 한 달이 넘도록 시신조차 인도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예천 출신의 22살 대학생 박진수(가명) 씨가 혼자 캄보디아로 떠난 건 2025년 7월.

고향 가족에게는 여름방학을 맞아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알렸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진수 씨 번호로 걸려 온 국제전화 너머 목소리는, 낯선 중국 동포 말투의 남성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진수 씨를 한국에 돌려보내는 조건으로 5천만 원이 넘는 돈을 요구했습니다.

◀협박범▶
"동생(진수) 분은 사장님 쪽에서 데리고 가면 되는 부분이고요. 일단 동생 보니까 사고를 저질렀어요. 사고를 저질렀으니까 해결해야 하는 게 목적이 아니세요?"

놀란 가족은 주 캄보디아 대사관과 우리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일단 돈을 보내선 안 된다고 안내했습니다.

◀진수 씨 아버지▶
"경찰에서도 '돈을 절대 보내면 안 된다. 보내면 여기서 끝이다'(라고 얘기했어요.)"

대사관은 캄보디아 현지 경찰에 위치와 사진 등을 보내 신고하라고 안내했지만, 진수 씨가 어디에 감금돼 있는지도 한국의 가족들로서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이 협박범에게 걸려 온 진수 씨와의 통화도 나흘 만에 끊겼습니다.

◀형 - 진수 씨 마지막 통화▶ 
"거기서 뭐 시키냐? (뭐 안 시킨다.)"

그리고 2주 뒤, 진수 씨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캄보디아 경찰이 알린 사망 원인은 '고문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심장마비'였습니다.

숨지기 전 진수 씨의 최종 위치는 한국인들이 대거 감금돼 있던 캄보디아 캄폿주의 보코산 범죄 단지 인근이었습니다.

◀진수 씨 아버지▶ 
"사망 진단서만 보면 마음이 아파요.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라는데 얼마나 고통스럽게 해서··· 그 생각만 떠올려도 진짜 잠을 못 자."

가족들이 더 답답한 건 진수 씨가 숨진 지 40일이 넘도록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외교부는 "캄보디아 사법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고 있다"라며 그 외의 구체적인 이유는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진수 씨 아버지▶ 
"그 냉동고에 지금 계속 그렇게 놔두면 부모로서 진짜 뭐, 어떻게 할 도리가 없네. '혹시라도 내일이라도 돌아올 수 있을까' 그 생각만 하고 있는 거야."

경북경찰청과 캄보디아 현지 경찰은 각각 진수 씨가 캄보디아로 가게 된 경위와 진수 씨를 감금한 범죄 조직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납치 감금 피해 신고는 2023년 17건에서 2025년 7월 기준 251건으로 15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영상편집 원종락, CG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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