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다',
대학의 위기 상황을 나타내는 말인데, 이제는 익숙해진 표현이죠.
정부 예산을 받는 국립대를 제외한 사립대, 특히 비수도권 중에서도 대구·경북 사립대들의 재정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철우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6년 기준, 14세 이하 인구는 686만 명이던 것이 2025년에는 525만 명으로, 거의 10년 새 30%인 161만 명이 줄었습니다.
저출생 현상은 학생 수 감소로 이어졌고 대학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사립대학 수입의 절반 이상은 등록금으로 가장 많고, 국고보조금 21.7%, 재단 전입금이 6.4% 순입니다.
지출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것은 고정비, 즉 인건비인 보수이고 연구 학생 경비, 관리 운영비 순입니다.
수입이 계속 줄고 지출은 계속 늘다 보니 적자로 운영하는 대학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국 사립대의 등록금 수입과 고정비 지출 추세를 보면, 2022년부터는 고정비 지출이 등록금 수입보다 더 많은 역전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등록금이 인상되기도 했지만, 등록금 수입과 고정비 지출 간의 차이는 갈수록 커집니다.
특히, 대구·경북 대학의 재정 상황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전국 사립 4년제 대학의 등록금 수입은 0.1% 올랐지만, 대구·경북은 2% 줄었습니다.
고정비 지출은 전국 4년제 대학이 9.2% 늘었고, 대구·경북은 9.6% 늘어 수입 대비 지출의 증가 폭이 커졌습니다.
전문대학 등록금 수입의 경우 전국 13.6%, 대구·경북은 7.1% 감소했고, 고정비 지출은 전국 6.6%, 대구·경북 4.9% 줄어 지역 4년제 대학의 재정 상황이 전문대보다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열환 한국사학진흥재단 재정통계분석부 부장▶
"학생 수가 줄데 되면 등록금 수입도 자연스럽게 줄게 되고 그에 따른 국고 보조 사업에 대한 지원 금액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 대학은 고정비, 즉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전임교원 중에서도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전임교원을 위주로 뽑는 현상이 생기고 있습니다.
◀지역 4년제 대학교수▶
"산학협력 중점교수, 교육 중점 교수 전임이거든요. 2년 단위로 고용할 수 있고 해고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이 많은 사람 뽑죠. 2년, 3년 있다가 가는 사람 뽑아야 나중에 정리가 쉽죠."
저출생으로 촉발된 학생 수 감소와 대학의 재정 악화는 대학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MBC NEWS 김철우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
- # 사립대
- # 사립대재정
- # 대학위기
- # 저출생
- # 지역4년제
- # 대학재정
- # 대학등록금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