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는 김성균 화학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태양에너지로 작동하는 인공 식물 소자를 개발해 방사성 세슘으로 오염된 토양을 빠르게 정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소자는 식물의 증산작용을 모사해 전력이나 추가 물 없이도 태양 빛만으로 세슘을 잎에 모아 정화할 수 있으며, 흙을 퍼 올려 세척할 필요가 없어 현장 적용성이 클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방사성 세슘은 반감기가 길어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고 물에 잘 녹아 쉽게 퍼지는데, 사람의 몸에 들어오면 근육이나 뼈에 쌓여 암이나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채소와 수산물이 '세슘 기준치 초과' 판정을 받아 수입이 중단되거나 폐기된 사례도 있었는데, 오염수는 흡착제로 정화할 수 있지만, 토양은 흙을 퍼 올려 세척하는 방법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난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자연의 식물을 활용해 오염된 땅을 정화하는 기술은 오래전부터 연구돼 왔는데, 식물이 뿌리로 오염물질을 빨아들인 뒤 잎이나 줄기에 모아두거나 소각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제거율이 높지 않으며, 날씨나 기후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 데다 방사성 물질은 빠르게 제거해야 하는데, 식물은 성장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토양 속 오염된 물을 빠르게 흡수하고, 방사성 세슘만 골라서 잎 부분에 축적하면, 물은 증발해 사라지고, 증발 물은 회수 시스템을 통해 다시 토양으로 돌아가는 인공 식물 소자를 개발했습니다.

흡수된 세슘은 잎에만 남기 때문에 정화가 끝난 뒤 잎만 교체하면 계속해서 소자를 재사용할 수 있고 사용한 잎은 산성 물질로 씻어내면 세슘이 다시 빠져나와 흡착제를 여러 번 재활용할 수 있어 비용과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농도로 오염된 토양 실험을 진행한 결과, 20일 이내에 토양 속 세슘 농도를 95% 이상 줄이는 성능을 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