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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마약을 캔다고요?"···전국 2천여 곳 좌표 찍고 '던지기'

손은민 기자 입력 2025-09-04 18:00:00 조회수 13

◀앵커▶
운반책 채용과 교육부터 고객 관리와 a/s까지 마약 조직을 기업처럼 운영하며 한 해 수십억 원을 벌어들인 혐의를 받는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전국 각지 2천여 곳에 마약을 숨겨 유통했는데, 주택가와 도심 등산로까지 시민들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야산에서 수사관이 나무 아래 쌓인 낙엽을 걷어냅니다.

검은 비닐 뭉치가 묻혀 있습니다.

다른 야산, 돌덩이 옆에 땅을 파자 이번엔 더 큰 뭉치가 나옵니다.

베트남에서 택배로 들여온 마약입니다.

20~30대 총책 6명은 전국 야산 여러 곳에 이런 식으로 마약류를 묻어 놨습니다.

이걸 각 지역 운반책이 찾아가 구매자에게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전달했는데 마약 둔 좌표만 전국에 2천여 곳에 달합니다.

◀이승수 대구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
"비상구 등 안 배선에 묶어 놓는다든지 사람들이 평소에 잘 안 보지만 가까이 있는 그런 곳에 좌표를 만들고··· 전국 전역에 걸쳐서 유통망을 형성했고 운영했던 운반책도 30명 이상···"

마약류를 산 사람은 확인된 것만 천 명 이상입니다.

이들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구매자를 모으고 가상화폐로만 거래했습니다.

운반책을 뽑을 때도 면접을 보고 교육한 뒤 현장에 투입했고 VIP 구매자를 관리하는 등 기업처럼 조직을 운영했습니다.

◀이승수 마약범죄수사계장▶
"단골 손님 같은 경우는 해외 밀수 조직이 보내주는 샘플 마약을 테스팅하게 해서 괜찮은 마약인지 검증하는 수단으로 삼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기업체처럼 운영했다고 봅니다."

2024 7월부터 1년간 필로폰과 케타민, 엑스터시, 대마 등 마약류 70kg 이상 판매했고 챙긴 수액금은 최소 60억 원이 넘는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도 26.6kg. 44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경찰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과 유통·운반책, 결제와 환전을 도운 미등록 가상 자산 거래업자와 구매자 등 57명을 붙잡아 17명을 구속했습니다.

총책 6명에겐 범죄 집단 조직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경찰은 베트남 현지 해외 밀수책을 인터폴에 적색 수배 요청하는 한편 구매자와 마약류 판매 채널을 홍보한 대행사도 계속 쫓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화면 제공 대구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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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민 hand@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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