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청도에서 값비싼 포도가 도둑맞은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영양에서는 최근 1통에 3만 원이 넘는 수박 100통을 하룻밤 사이 훔쳐 판 외국인 2명이 경찰 수사 끝에 결국 구속됐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야심한 시각, 경북 영양군 한 편의점 앞에 화물차가 정차합니다.
차에서 내린 남성은 편의점에서 물과 콜라 등 마실 거리를 한가득 삽니다.
이내 쏟아지는 비를 뚫고, 주변엔 수박밭밖에 없는 외진 농촌 도로를 달립니다.
이 화물차가 몰래 다녀갔던 밭 두 곳에서 하룻밤 사이 수박 100통이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신경철 피해 농민▶
"수박 서리 이런 수준이 아니고 전문가들이 바로 가서 팔 수 있을 정도로 (잘라서)"
수박을 훔친 범인은 20대, 30대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2명.
그중 한 명은 수년 전 영양 지역에서 농촌 계절근로자로 일한 적이 있어 이곳 지리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전북에서 영양까지 왕복 8시간 거리를 두 차례나 오가며, 감시가 소홀한 밤사이 훔친 수박을 경기도 소재 재래시장에 내다 팔았습니다.
2025년 폭염과 폭우로 수박 한 통 값은 지난해보다 40% 넘게 오른 3만 원대까지 치솟은 데다, 농민들이 포전거래를 마치고 수확 직전이었던 시기라 피해는 더 컸습니다.
◀신경철 피해 농민▶
석 달 동안 공들여서 정성 들여 키운 수박인데 딱 보니까 크고 좋고 이런 것만 해가니까 속이 엄청 상하고···"
영양경찰서는 CCTV 영상 분석과 탐문 등 끈질긴 수사 끝에, 피의자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각각 구속 송치했습니다.
◀김영원 영양경찰서 수사과장▶
"한 달간 수사를 하면서, 범인들이 남의 휴대전화, 남의 차량을 사용하면서 (범행)했는데 저희들이 탐문 수사 끝에 CCTV 분석을 재차 하면서 범인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서 (검거했습니다.)"
최근 4년간 경북에서 발생한 농산물 절도 범죄는 한 해 평균 47건, 하지만 피해액은 2023년 14억 원, 2024년 10억 원으로, 매년 큰 피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동형 CCTV 설치와 순찰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마을에 의심되는 차량이 보이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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