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대학교 에너지배터리학과 김헌정 교수 연구팀은 내부에 비대칭 구조가 전혀 없는, 완벽한 '중심 대칭 구조'를 가진 차세대 신소재 '바일 금속'에서 세계 최초로 정류 현상을 발견하고 그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물리학 및 재료과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으며, 후속 연구 결과 역시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전류가 한쪽으로만 흐르도록 하는 정류 효과는 일방통행 도로처럼 전류가 한 방향으로만 지나가게 만드는 것과 같은데, 지금까지 과학계에서는 이러한 일방통행 도로 즉, 비대칭 구조가 있어야만 정류 현상이 일어난다고 믿어왔습니다.
즉, 구조적으로 대칭인 물질에서는 전류가 양방향으로 자유롭게 흘러야 하며, 정류는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었습니다.
하지만 김헌정 교수 연구팀은 지르코늄 펜타텔루라이드라는 바일 금속 물질을 이용한 실험에서, 지르코늄 펜타텔루라이드는 원자 배열이 완벽한 중심 대칭을 이루고 있어 기존 이론에 따르면 정류 현상이 절대 나타날 수 없는 물질이지만, 이 물질에 교류 전류를 흘려주었을 때, 직류 전압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동적 대칭 깨짐'이라는 새로운 물리 현상에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물질에 가해지는 교류 전류의 세기가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물질 내부의 전기장 상태가 스스로 대칭적인 상태를 무너뜨리고 비대칭적인 상태로 전환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물질의 원자 구조 자체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전류에 의해 유도된 동적인 상태 변화가 마치 비대칭 구조를 가진 것처럼 만들어 정류 현상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김헌정 교수는 "완벽하게 균형 잡힌 팽이가 천천히 돌 때는 안정적인 대칭을 유지하지만, 아주 강한 힘으로 돌리면 비틀거리며 비대칭적인 운동을 보이는 것과 유사한 원리"라고 설명하며, "우리는 외부 전류라는 힘을 이용해 물질 스스로 자신의 대칭성을 깨뜨리는 새로운 전기적 스위치를 발견한 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동적 대칭 깨짐 현상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방식의 정류 메커니즘일 뿐만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만 작동하도록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이번 연구는 대구대학교 에너지배터리학과 김헌정 교수의 지도, 유수프 아데예미 살라우 박사과정생이 제1 저자로서 연구를 주도했습니다.
김헌정 교수는 "이번 발견은 마치 완벽하게 둥근 공을 그 모양 그대로 둔 채 한쪽 방향으로만 구르게 만든 것과 같다. 이는 물질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이해에 도전하는 결과이며, 양자 수준에서 새로운 유형의 전기 스위치를 구현한 것이다. 이 기술은 향후 테라헤르츠 통신, 에너지 하베스팅, 그리고 기존 반도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고속·저전력 양자 소자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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