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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알 굵고 잘 익은 최상품만 '싹둑'···수확 앞 포도밭 절도 잇따라

손은민 기자 입력 2025-08-26 20:00:00 조회수 4

◀앵커▶
수확을 앞두고 농촌 곳곳에서 값비싼 과일을 훔치는 전문 도둑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당장 비싸게 팔 수 있는 것만 한밤중 몰래 따갔는데, 보안이 허술한 소규모 농가만 노렸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손은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수확을 며칠 앞둔 경북 청도의 한 포도밭입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열린 포도송이 중간중간 빈 곳이 많습니다.

빈 곳에는 줄기가 끊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싹둑 잘려 나간 가지 주변에 남아 있는 건 크기가 작거나 덜 익어서 상품성이 낮은 포도들뿐입니다.

2025년 유난했던 폭우와 폭염에 병해충까지 버티며 겨우 키워냈는데, 하룻밤 새 알 굵고 잘 익은 포도만 사라졌습니다.

◀손재헌 절도 피해 농민▶
"그러니까 환장하겠는 거예요. 농사 이거 얼마 안 짓는 거 이걸 수확하려는 걸 딱 그 수확 시기에 절도를 한다는 게···"

가족들이 놀러 와 8월 25일 저녁 딱 하루 밭을 비웠다가 당했습니다.

도둑맞은 양은 어림잡아 500kg가량, 도매가로 3~400만 원인데 당장 출하 계획을 못 맞추게 됐습니다.

◀박금분 절도 피해 농민▶
"얼마나 힘들게 저기에 1년을 힘을 다 쏟았는데··· (앞으로는) 보초 서야 하죠 뭐. 보초 선다고 되는 것도 아니에요."

도난당한 이후 포도밭 주변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 여러 명이 미리 준비해 둔 상자에 포도를 훔쳐 간 걸로 농민은 추정했습니다.

◀손재헌 절도 피해 농민▶
"이건 전문가가 한 거야. 딱 보면 익은 것만 다 따간 거···네 명이 한두 시간만 하면 다 끝나."

4주 전쯤 차로 3분 거리 옆 마을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포도밭이 털렸습니다.

역시 주변에 CCTV가 없고 보안이 허술한 규모가 작은 농가입니다.

경찰은 농산물 전문 절도범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범인을 추적할 만한 단서는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좀 멀리 떨어진 곳에 CCTV가 있는데 우리가 한 일주일 정도 분석을 했는데 거기서도 나오는 게 없고요."

경찰은 수확을 앞둔 농가에 이동형 CCTV를 빌려주고 주변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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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민 hand@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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