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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 쓸데가 없어"···'사각지대' 놓인 농촌 주민

김경철 기자 입력 2025-08-06 17:55:00 조회수 1

◀앵커▶
정부의 민생 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된 지 2주 만에 경북의 소비 쿠폰 지급률이 90%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정작 농어촌 주민들이 자주 찾는 농협 하나로마트에선 쓸 수 없는 곳이 많아 소비 쿠폰 사용에 불편이 커지고 있는데요. 

제도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경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민 1천6백여 명이 살고 있는 경북 의성군의 한 시골 마을.

이곳의 유일한 마트인 농협 하나로마트에는 아침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생수와 라면, 계란 등 각종 생필품을 언제든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이곳이 정작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는 빠졌습니다.

◀허미숙 경북 의성 옥산면
"안녕하세요. 혹시 소비 쿠폰 되나요?"
◀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
"저희 소비 쿠폰 사용이 불가능하거든요"
◀허미숙 경북 의성 옥산면▶
"왜 그런가요?"

소비쿠폰 사용이 되는 줄 알고 왔다가 어쩔 수 없이 현금을 꺼내 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배은숙 경북 의성 옥산면▶ 
"(소비쿠폰을) 받는 데 있고, 안 받는 데 있더라고. (여기는요?) 여기 안 되죠? 그래 안 된다니까요. 그러니까 나이 많은 사람들 쓰기가 불편하죠."

◀조점여 경북 의성 옥산면▶ 
"의성 장에 가야죠. (얼마나 걸리는데요?) 왕래하면 이래저래 하다 보면 한 시간 거의 걸리죠."

정부가 연 매출 30억 원 이하인 면 단위 농협 하나로마트나 농자재 판매소에서도 소비 쿠폰을 쓸 수 있게 했지만, 구멍가게 수준이라도 유사 업종이 있으면 사용이 불가합니다.

면사무소 앞에 담배와 음료를 파는 작은 구멍가게가 하나 있는데요. 이 때문에 농협 하나로마트는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제외됐습니다.

◀김혁수 새의성농협 옥산지점장▶ 
"거기는 생필품을 구비하기에는 규모가 좀 작아서 급할 때 간혹 이용하시는데, 생필품 구입을 하기 위해서 우리 마트를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의성군에는 18개 읍면에 농협 하나로마트가 있는데, 이 가운데 소비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건 단 4곳에 불과합니다.

◀김동석 경북 의성군 지역경제팀장▶
"나머지 14개 읍면에 있는 하나로마트에서는 소비 쿠폰 사용이 제한이 되는데, 그 이유는 소비 쿠폰을 지급하는 취지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을 돕는 사업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현재 경북의 소비 쿠폰 지급률은 90%를 넘었지만, 의성을 비롯해 인구 감소 지역 15개 시군에선 소비 쿠폰이 제대로 사용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춘한 경북 의성 옥산면▶
"시골 지역이라서 노년 인구, 어르신 인구가 많습니다. 젊은 층들은 개별 승용차를 통해서 의성읍까지 나갈 수 있지만, 어르신들은 가기가 힘듭니다. 편하게 인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으면···"

전국 하나로마트 2천2백여 곳 중 소비 쿠폰 사용이 가능한 곳은 121곳으로, 단 5%뿐. 

소비쿠폰은 11월까지 사용하지 못하면 사라지는 만큼, 농어촌 지역에서 소비 쿠폰 실효성을 높일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 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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