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2년 대구시장 선거 당시 홍준표 캠프가 불법 선거 운동으로 경선에서 승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크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확실시되는 대구에서 불법 선거운동으로 공천을 받았다면,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2022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경선은 사실상 시장을 확정 짓는 것과 같았습니다.
보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대구의 정치 지형상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되면 시장 자리는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2년 3월 대선 직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대구시 당원 명부가 홍준표 캠프로 유출됐습니다.
홍준표 캠프 측은 2022년 3월 21일, '대구당원'이라는 제목의 엑셀 파일을 명태균 씨의 미래한국연구소에 넘겨 여론조사를 맡겼습니다.
2022년 3월 10일 작성된 이 파일에는 전화번호와 주소, 생년월일, 당원 가입 시기 등 상세한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습니다.
홍준표 전 시장의 측근인 최 모 씨가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공익 제보자인 강혜경 씨에게 관련 자료를 넘겼다는 통화 내용이 녹취록으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당원 명부를 외부에 유출하는 것은 정당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홍준표 캠프 측은 불법으로 얻은 당원 정보를 활용해, 모두 7차례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당원과 비당원 등 10,293명의 지지 성향과 전화번호를 파악한 뒤 원시 데이터를 포함한 관련 자료를 홍준표 캠프 측에 전달했습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운동이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지지 성향 파악 규모는 당원의 1/5가량입니다.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후보 경선은 당원과 무당층 지지율이 50대 50으로 결정됩니다.
따라서 당심 파악은 매우 중요합니다.
당시 대구시장 후보 경선은 홍준표, 김재원, 유영하의 3강 구도로 박빙 판세였습니다.
홍준표 캠프가 사전에 당원들의 지지 성향을 파악하고 경선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홍준표 전 시장은 거짓 공작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핵심 증거인 명태균 PC의 포렌식 자료와 녹취록 등에서 이를 뒤집는 증거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문건일 강혜경(명태균 게이트 공익 제보자) 변호인▶
"선거 범죄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입니다. 특검이 실체적 진실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변호인단도 외부에서 조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경남도지사 시절부터 명태균 씨와 깊은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의심받고 있어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동민 대구참여연대 변호인▶
"하필 또 공교롭게도 홍준표가 경남도지사로 재직을 했었는데 당선이 됐었는데 명태균은 경남 쪽에서 창원 쪽에서 정치 브로커를 계속했었기 때문에 이 둘의 사이를 의심하는 것이 더 오히려 합리적이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민주주의 존립과 관련된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 관련자들을 법의 준엄한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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