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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쏟은 경북 3대 문화권···'적자 늪' 현실로

엄지원 기자 입력 2025-07-28 17:55:00 조회수 17

◀앵커▶
2조 원이 투입된 경북의 3대 문화권 시설들이 관람객 부족과 수익 저조로 줄줄이 '적자 늪'에 빠졌습니다.

조성 전부터 예견됐던 사태인데요, 정상화까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유교와 신라, 가야 문화와 생태를 연결해 조성한 3대 문화권 사업장은 경북에만 46곳.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투입된 사업비는 2조 원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39곳, 전체의 85%가 개장과 동시에 적자 운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부실 운영이 겹친 결과입니다.

그중 적자 폭이 가장 큰 곳은 영주 선비세상입니다.

부지가 넓어 기본 운영비가 많이 드는 데다, 입장료까지 대폭 인하하면서 적자 규모는 첫해 26억 원에서 최근 2년간 연간 62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한민규 영주문화관광재단 사업국장▶
"워낙 토지가 큰 곳에 자리하다 보니까 거기에 대한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는 편이고요. 저희가 선비촌, 한국선비수련원까지 같이 3개를 공동으로 저희가 맡아서 운영을 하다 보니까···"

평일은 더욱 한산해 드물게 단체 관광객이나 직원들만 넓은 공간을 오갈 뿐입니다.

텅 빈 가옥엔 에어컨 소리만 울립니다.

선비세상에는 이 같은 전통 기와집이 20여 채 이상 조성돼 있는데요. 안으로 들어가 보시면 관람객이 없지만 방마다 냉방시설이 낮은 온도로 설정돼 풀 가동 중에 있습니다.

안동 한국문화테마파크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세계유교박물관과 국제컨벤션센터 등 크고 화려한 시설을 갖췄지만, 적자 규모는 꾸준히 늘어 2024년 52억 원.

4년 전 안동시가 산정한 적자 폭 46억 원을 넘어선 규모입니다.

콘텐츠 간 연계성 부족과 몰입도 저하, 비싼 입장료와 쉼터 운영 등 운영 설계부터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방학을 맞은 여름 성수기지만 13만 평 부지의 드넓은 부지에 관람객은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밖에도 경주 화랑마을, 영천 화랑설화마을, 상주 낙동강이야기나라 등 적자 폭이 큰 곳 여럿입니다.

이처럼 발생한 적자는 결국 해당 시군 예산으로 메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2024년 기준, 도내 3대 문화권 사업장의 운영 적자 규모는 288억 원에 달합니다.

반면 수익을 내고 있는 곳은 단 2곳.

가족형 복합 체험 시설과 높은 접근성을 갖춘 문경 에코월드, 한옥 숙박과 전통 체험 콘텐츠가 결합한 안동 선성현문화단지입니다.

보다 못한 경상북도가 본격적인 활성화 대책을 내놨습니다.

2034년까지 연간 660만 명 유치를 목표로, 도는 제도와 운영 방식을 정비하고, 연차별 계획과 인센티브 도입으로 시군 자생력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임채완 경상북도 관광정책과장▶
"성과 중심 체제로 전환을 하고 콘텐츠는 민간기업과 협업을 해서 각 사업장 특성에 맞는 체험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할 계획입니다."

권역별 사업관리단을 꾸려 여러 시군을 아우르는 공동 상품 개발과 현장 중심의 콘텐츠 발굴에도 나섭니다.

경상북도는 조례 개정과 예산 확보에 착수했지만, '세금 먹는 하마'에서 '대표 관광지'로 거듭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MBC 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박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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