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점심 한 끼조차 부담스러운 요즘입니다. 그런데 대구 도심 한복판에서 짜장면 한 그릇을 단돈 천 원에 파는 식당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수익보다 ‘따뜻한 한 끼’를 먼저 생각한다는 주인장의 마음, 과연 어떤 사연일까요? 만나보니, 반월당 지하상가의 ‘천 원짜리 짜장면’, 그 특별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석기포 대구시 화원읍
"천 원이라는 가격에 싸서 찾아오게 됐거든요. 근데 가격이 맞나 싶을 정도로 되게 맛있고, 특히 튀김하고 만두하고 엄청나게 바삭바삭하고 탕수육도 엄청나게 쫀득쫀득한 게 딱 제 취향이더라고요"
조성민 대구시 화원읍
"짜장면 한 그릇에 천 원은 가게 망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걱정돼서 솔직히 천 원보다는 비싸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싸게 팔아 주셔서 감사하네요"
Q. 대표님 안녕하세요?
A. 예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전국 유일 천 원짜리 짜장면의 운영자 이승환입니다.
Q. 천 원짜리 짜장면을 어떻게 시작하시게 됐는지, 얼마나 하셨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A. 20년 전부터 천 원짜리 짜장면, 천 원 콩나물국밥, 천 원 뒷고기, 천 원 잔치국수, 칼국수 다 했습니다. 고깃집도 했고···
Q.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 너무 궁금한데요?
A. 운영상 구매 지출 부분에 대해서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게 인건비라고 생각합니다. 인건비만큼 가장 비싼 재료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거를 영악하게 잘 쓰셔야 하겠죠.
Q. 그러면 인건비를 아껴서 조금만 준다, 이 말씀인 거예요?
A. 그렇진 않아요. 바쁘면 일을 안 하려고 합니다. 그럼 우리는 돈을 더 줘요. 근무를 시키기 위해서···
이익 부분을 어디에서 남기느냐 하는 거는 쉽게 풀이로, 함수 관계를 풀이로 설명을 하자면 짜장면이라는 메뉴를 시켜서 드셨을 때 과연 집에서 몇 번 먹을까 한 달에 한 한두 번일 거예요, 아마.
그런데 내가 가격을 낮추어 놓으면 저 집에 찾아가서 저 짜장면을 한 달에 내가 과연 몇 번 먹을까를 계산하면 열 번 이상 가서 먹을 수 있잖아요. 그리고 우리 집에 오는 횟수가 많으니까, 함수에 풀이가 나오죠.
일반 반점에서는 세트 메뉴가 하루에 5개 정도도 잘 못 나가요. 우리는 따로따로 따로 드셨지만 묶어서 결산할 때 세트 메뉴가 과연 몇 개인가를 볼 때 수십 개죠. 광고 안 하죠.
아··· 이런 거는 얘기해 주면 안 돼요.
Q. 그런데 사장님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남나요? 그게 궁금합니다.
A. 남으니까 20년 동안 안 했겠습니까? 안 남으면 제가 이걸 못하죠.
예전에는 제가 이익 부분을 먼저 생각하고 제가 영업을 했다면 지금은 이제 몸이 아프므로 잠시 쉬었다가 다시 하는 거기 때문에 이익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기준을 안 둬요. 그냥 내가 행복한 거···
Q. 남기려고 하면 뭔가 재료가 부족하거나 뭐 이렇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너무 양도 많고 맛있고 고기도 들어가고, 채소도 들어가고···
A. 저희 가게 앞 입구에 재료를 다 펴놨잖아요. 보시라고. 중국집 사장님이 올 수도 있는 거고 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 아닌 사람, 조금 아는 사람이 올 수도 있잖아요. 나는 태클 잡히기 싫어요.
전국 중국집에서 쓰는 거를 나랑 똑같이 씁니다. 밀가루도 대한제분 거 제일 좋은 거 씁니다. 보시라고 앞에 놔뒀잖아요. 짜장면이 천 원이니까 처음에는 진짜 뭐지 진짜인가 하면서 왔는데 먹어보니까 책 잡을 게 없거든요.
일반 반점 배달하는 짜장면하고 먹어봐도 양이나 질이 전혀 손색이 없고 가격만 낮고 오히려 위생적인 부분은 더 청결하거든요? 주방이 눈에 다 보이고 근무자들이 깨끗하고, 서빙까지도 다 해줍니다. 저희는 싼 것에 대한 의심을 너무 많이 하시죠. 먹어보지도 않고. 그런데 싹 비벼서 한 젓가락 딱 드시면 그다음부터 허리가 조금 굽어요.
잘 먹고 갑니다라고. 그런 거 보고 흐뭇하고 행복하게 하는 거죠.
Q. 주변 상가나 아니면 다른 짜장면집에서는 조금 시기 질투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A. 아마 그런 걱정이 있으시겠죠? 지금 영업한 지 한 달 다 돼 가는데 한 달 전에는 여기에 지금 이렇게 벤치에 앉아 계시는 분이 두 명이 없었습니다. 제가 와서 여기에 지금 수십 명이 앉아 계십니다. 저는 불러들이는 장사, 찾아오게끔 그런 마케팅을 하죠.
인근 상권은 오히려 물어보면 영업시간을 내가 하루 종일 하는 게 아니고 저희가 준비 과정이 너무 중노동이기 때문에 하루에 반 장사를 하는데, 반 타임을 하는데, 준비된 재료가 끝나면 이분들이 어차피 밥을 먹으러 와서 못 드시면, 여기까지 왔는 거 여기 보리밥집도 있네, 분식점도 있네, 김밥집도 있네, 이러면서 이왕이면 여기서 먹자 그래서 갔는데 타 업소 운영자님들한테 물어보시면 우리 때문에 손님이 늘었다고 합니다.
처음 보는 손님이 그것도 단골이 아니고 처음 오신 분들이 그래서 서로 좋죠. 그게 마케팅의 기본 원리입니다.
Q. 오신 분들이 다른 가게도 이용하시기도 하고 그러시는 거예요?
A. 그렇죠. 예, 많이 가요, 또.
Q. 하루에 손님이 몇 명 정도 오시는 거예요?
A. 지금은 암만 몰라도 평일에 한 400명 이상, 400~500명, 주말에 한 700명 이상 이런데 10시부터 스타트 하면 1시쯤 되면은 거의 다 끝나요.
거의 다 끝나버리고 이러니까 마감하고 이러면 1시 반 그래 하루에 한 3시간 장사, 그런데도 몇백 명 오시니까 앞으로 소문나면 천 명이 오죠.
Q. 좀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분들 어떤 분들이 있을까요?
A. 꼰대 문화가 조금 있으신 분들이 계시는데, 몇 분이세요? 한 네다섯 번을 물을 때까지 대답을 안 하면 귀가 어두워서 못 들으시나 싶어서 몇 분 오셨어요? 자리 인솔해 드릴게요라고 하면 그분께서 하는 말이 첫마디가 네가 알아서 뭐 할래? 내가 혼자 왔든 둘이 왔든. 그럼 저의 기초적인 이 개념을 완전히 깨버리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싼 것을 파니까 우리 인건비도 싼 사람인 줄 압니다. 천 원짜리인 줄 알고. 그래서 천 원짜리인 양 막 하대합니다. 함부로 하시고
Q. 그럴 땐 어떻게 하세요?
A. 나는 가라고 그래요. 댁이 나를 괴롭히면 내가 심장이 상해버리면 웃는 얼굴로 표정이 밝게 딴 손님을 응대하지 못합니다.
대접받으시려면, 집에 가서 배달시켜 드시라고 정중히 부탁을 드립니다. 그런데도 손가락질하고 욕하고 갑니다. 아이고, 뭐 줄까지 서서 꼭 먹어야 하나 천 원짜리 짜장면 하나 먹으려고 줄을 30분씩 서고, 이러시는 분들이 뜨겁게 해주는 짜장면을 한 젓가락 딱 먹으면 나갈 때 사장님 잘 먹고 갑니다. 큰 소리로 저한테 인사하고 하십니다. 그럼 나는 더 90도로 굽혀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뵐게요라고 인사를 해 드리고, 예를 갖춰서 공경해 드립니다. 그래서 기쁩니다.
Q. 맛있는 음식을 계속 오랫동안 할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A. 저는 계속해요. 내가 죽지 않는 이상 죽어도 후계자를 하나 만들어서 가게를 사고파는 것도 아니고 줘버릴 겁니다. 사고와 가치가 저하고 좀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그 친구한테 다 맡겨버리고 저는 홀가분하게 좀 쉬면서 서포트 좀 하려고요.
Q. 앞으로 언제까지 이렇게 천 원으로 계속 천 원으로 한번 유지하시고 싶으신지···
A. 양팟값 5만 원 해도 할 수 있다니까요. 양팟값 5만 원 해도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변하는 거 없어요. 늘 이 모습입니다. 뭐 재료 좀 올랐다고 손님 좀 늘었다고 뭐 핑곗거리를 붙여서 가격 500원 오릅니다. 쓰는 거 귀찮아서 안 합니다.
Q. 대구 시민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떤 말씀이 있을까요?
A. 욕심은 빨리 오셔서 많이 오시라고 말씀은 드리고 싶은데 이 가게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늦게 알면 후회합니다. 손해이고 시내에 오실 때 있으면 겸사겸사 특히 봉산 지하상가가 여기가 길어서 운동 삼아 돌아오셨다가 간식 겸 주식 겸 간식 한 그릇 먹는다 해도 배가 조금 흐뭇하게 가시잖아요. 그죠?
그러니까 그렇게 그렇게 점차 그렇게 한 번씩 방문해 주는 업소가 되었으면 하는 게 대구인으로서 운영자로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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