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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우리가 도울 차례"···경북 산불 이재민, 수해 현장으로

엄지원 기자 입력 2025-07-23 17:55:00 조회수 5

◀앵커▶
넉 달 전이죠. 사상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겪었던 경북 산불 이재민들이 큰 수해를 입은 경남 산청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수재민들의 피해가 남 일 같지 않다며 중장비를 이끌고 먼 길을 나서고 있습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봇대가 힘없이 쓰러져 있고 사람 키만한 바윗돌이 나뒹굽니다.

떠밀려온 토사가 집을 관통해 벽이 사라졌고 흙은 퍼내도 퍼내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현장음▶
"아, 여기 뻥 뚫고 들어와서 이렇게 지금 (피해가) 대단합니다. 펄이···"

삽과 굴착기로 진흙을 퍼내고 무너진 살림살이를 하나씩 건져 올리는 이들은 영양에서 온 산불 이재민들.

새벽녘 중장비를 싣고 250여 km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넉 달 전, 잿더미 속에서 받았던 도움의 손길을 되돌려줘야 한다는 마음입니다.

◀김남수 산불 이재민 (경북 영양)▶
"'급하게 나오셨겠구나. (우리처럼) 몸만 빠져나오셨겠구나' 하고 현지로 가서 도와드려야겠다. 우리가 받은 것도 있는데···"

재난을 겪은 이들이기에 서로에게만 건넬 수 있는 말과 위로가 있습니다.

◀김남수 산불 이재민 (경북 영양)▶
"임시 가옥은 지낼 만하냐. 덥지는 않느냐, 이런 걸 여러 가지 물어보세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걸 자꾸 이야기하죠. 왜냐하면 트라우마 같은 게 있을 수 있으니까···"

경북 영양을 시작으로 안동과 청송, 의성, 영덕 산불 이재민들도 잇따라 수해 지역을 찾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무엇이 가장 급하고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산불 이재민들.

침수 현장에 물을 퍼내는 양수기부터 진흙을 걷어낼 세척기, 그리고 굴착기까지 모두 현장에 가장 시급한 장비들을 싣고 서둘러 산청으로 향합니다.

◀박주 산불 이재민 (경북 청송)▶
 "우리가 먼저 좀 아팠고 그 사람들 지금 아프니까 우리를 보고 힘을 좀 내고 잘 이겨내시라고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겪었던 아픔을 잊지 않은 이들이 또 다른 재난 앞에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배경탁·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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