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나흘간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지난 3월 산불 피해 지역을 비롯한 경북 북부지역은 다행히 큰 피해는 비껴갔습니다.
하지만 다시 집중호우나 태풍이 오면 피해가 커질까 주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김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안동시 용계리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
산불의 화기에 벌겋게 죽어있는 나무들이 빼곡합니다.
지난 주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뿌리째 뽑혀 위태롭게 쓰러져 있는 나무도 태반입니다.
곳곳에선 토사가 흘러내려 길을 막는 바람에 주민들은 비가 내린 나흘 동안 전전긍긍하면서 토사를 치워야 했습니다.
◀권오상 /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계곡 계곡마다 전부 다 토사가 넘쳐서 지금 제가 서있는 데서부터 길이 다 끊겨버렸거든요."
인근 댐 수위도 높아지면서 마을을 나가는 길 두 개 중 하나는 끊겼습니다.
◀김서현 기자▶
"원래는 이 마을을 나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길 중 하나였는데요. 지난 주말 폭우가 내리면서 길이 완전히 잠겼습니다."
지난 산불로 마을 열두 집 중 열 집이 피해를 본 용계리 주민들은 다시 큰비가 내려 남은 길마저 끊기면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될까 큰 걱정입니다.
◀권오상 /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우리가 여기 서있는 이 길이 산사태로 전부 다 막혀버리면 우리는 어디로 피해갈 자리가 없는 거예요. 동네 자체가 고립돼 버리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니까 상당한 걱정이 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산불 피해가 컸던 안동 금곡리 마을의 한 고추밭입니다.
밭과 붙어있는 산에서 재와 빗물이 섞여 내려오는 바람에, 밭에는 검은 뻘이 한가득 들어찼습니다.
산불이 난 직후 여름 수확을 기대하며 공들여 심었지만 그마저도 물건너간 겁니다.
◀정항우 / 안동시 길안면 금곡리▶
"산불이 나고부터 골짜기 물들이, 예전에는 부엽토라든지 나무들이 살아있으니까 비가 어느정도 와도 30mm, 50mm 정도 와도 거기서 먹고 천천히 물을 내리는데 지금은 내려오는 물들이 그냥 다 쏠려서, 행정이라든지 이런 데서 판단을 해서 물꼬를 빨리 잡아주는 게 2차 피해를 막는.."
이번 집중호우로 경북 지역에서는 농경지 40여 헥타르가 침수됐고, 10개 시군 547명이 사전 대피했습니다.
의성군 점곡면에서 80대 주민 2명이 밭일을 하다 갑자기 불어난 하천 물에 고립돼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경상북도는 산불 피해 지역 5개 시군에 대해 호우와 폭염 대비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특히 인명 피해 우려 지역의 과잉 대응과 24시간 전담관리반 가동 등 대응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잇따른 비로 산불 피해지역의 지반이 크게 약해진 상황에서, 태풍 등 집중호우에 대비해 산불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철저한 대응이 요구됩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영상취재 차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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