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청송 지역에서 수확 직전에 있던 배추가 때 이른 역대급 폭염에 녹아내려서 '무름병' 피해 수십 ha가 발생했습니다.
청송은 해발이 높아 봄배추 수확을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다른 지역보다 늦게 하는데, 이러다 보니 이 지역에서만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배추 재해보험 대상 지역도 아니어서 보상은 한 푼도 못 받습니다.
이정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청송의 한 배추밭.
한 포기도 수확되지 않은 채 밭째로 말라가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알이 꽉 차 보이는 것도 속을 헤집어 보니 누렇게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윤동명 청송 배추 농가▶
"전부 폐기 다 했어요. 한방에 녹아내려서. 속에 이상이 있으니까 출하할 수가 없었어요."
또 다른 배추밭도 사정은 마찬가지.
건질 게 하나도 없습니다.
농가마다 아예 제초제를 쳐서 배추밭을 폐기하거나 트랙터로 갈아엎고 있습니다.
◀하주철 청송 배추 농가▶
"비가 100mm 넘게 오고 나서 바로 30 몇도 고온으로 올라가니까 배추가 일주일 안에 한 방에 갔어요. 이 정도로 이렇게 심한 건 처음이고. 만 5천 평 다 갈아엎었어요."
수확기인 6월 20일을 전후해서 장마와 동시에 때 이른 폭염이 계속되면서 수분을 머금은 배추가 녹아내린 겁니다.
청송은 해발이 높아 봄배추 수확 시기가 6월 말, 7월 초까지로 다른 지역보다 늦은데, 이 때문에 청송에만 피해가 집중된 겁니다.
청송 배추 재배면적 60ha 가운데 40ha 가까이가 피해를 입은 거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한 푼도 보상받을 길이 없다는 겁니다.
자연재해로 피해 규모 50ha가 넘어야 국비 지원이 가능합니다.
◀박동환 청송군 농정과장▶
"(농축산식품부에서) 자연재해로 인정된다면 국, 도비는 지원은 안 되더라도 군비로는 지원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산불 피해라든지 최근 상황을 봐서 여력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또 청송은 배추 재해보험 대상 지역도 아닙니다.
현재 배추에 대해 농작물 재해보험이 가능한 지역은 충북 괴산과 영양군 두 곳뿐입니다.
청송군은 지역의 배추 재배 규모가 보험화 최소 요건은 갖춘 만큼 수요 조사를 통해 농축산식품부에 배추도 농작물재해보험이 가능하도록 신청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이정희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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