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3월 대형 산불이 경북 지역에 유례없는 피해를 입힌 지 100일이 더 지났습니다.
이만큼 시간이 흘렀지만 제대로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속속 드러나면서 이재민들의 상처는 더 곪고 있는데요.
6월 30일 경북 의성에서는 해결책을 강구하고자 국회 산불특위 임미애 국회의원을 초청한 주민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벌통 300통을 키우던 경북 의성군 단촌면 이광구 씨의 양봉장.
지난 3월 산불로 벌통이며, 장비, 벌통을 두던 비닐하우스까지 모조리 잿더미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정부로부터 아무런 피해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양봉장이 있는 땅은 의성군으로부터 하천부지 점용허가를 받은 곳인데, 농지가 아니라 하천이어서 보상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겁니다.
◀이광구 경북 의성군 단촌면 구계1리▶
"벌은 하천부지라고 허가권이 나왔는데도 안 해주고 있어요. 그리고 성금은 하나도 못 받았습니다. 아직 수입이 이제 올해부터 나올 단계까지 투자를 해버리니까 저는 빚만 (졌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산불 피해 지원의 사각지대 문제가 의성에서 진행된 주민 간담회에서도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박기 경북 의성군 산불 피해 주민대책위(준) 위원장▶
"피해 복구라고 하는데 복구라는 단어가 좀 무색하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무허가 창고라든지 무허가 주택이라든지 그 외 다수들을 한번 같이 고민해 주셨으면. 아니면 저희 비상대책위와 함께 한번 해결할 노력을 내주신다면···"
무엇보다 이재민들이 우려하는 건 재기의 발판마저 잃는 겁니다.
정부 지원금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어도 그동안 농사나 사업을 위해 빌렸던 돈, 또 새 시작을 위해 빌릴 돈, 앞으로 빚이 빚을 부를 상황을 생각하면 그저 막막할 따름입니다.
◀박우영 경북 의성군 단촌면▶
"융자라니까 1.5%, 20년 장기 저리로 준다고 해서 고맙다고 (군청에) 찾아갔는데 하는 말이 담보대출이랍니다. 담보가 어디 있습니까? 지금 집 다 타서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문헌준 경북 의성군 금성면▶
"작물 피해 보험을 받아서 돈을 수천만 원 받는다 하더라도 내년에 갱신하고 시설물 하면 그걸로 끝이에요. 그다음 어떡할 거예요? 그래서 저는 생떼를 쓰는 게 아니라 이런 식의 생활 안정에 필요한···"
이런 가운데 국회 산불피해지원특별법 제정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회 산불피해지원대책 특별위원회는 이번 주부터 1차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본격적으로 특별법안 심사에 착수합니다.
오는 10월까지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임미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 국회 산불특위 법안심사소위 위원장▶
"사상 유례없는 재난에 피해 유형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피해 유형을 어떻게 법안에서, 사각지대가 없이 보장할 것인가라는 게 관심이기 때문에 오늘(30일)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법안에서 충분히 다뤄질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이재민들은 산불 특별법이 피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 주기를 바라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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